펑츠카이(豐子愷)의 호생화집(護生畫集) 380

by 박동욱

380.흰 학에게 시를 부치다[白鶴寄詩]


재주있는 여자인 조채(晁采)가 한 마리 흰 학을 기르고 있었으니 자(字)를 소소(素素)라 하였다. 어느날 빗속에 작은 서재에 앉아 있는데 남편이 어떤 역사(役事)에 나가서 오랫동안 편지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에게 일러 말하였다. “옛날 서왕모(西王母)가 기르던 청란(青鸞)과 곽소란(郭紹蘭)이 기르던 자연(紫燕)은 모두 능히 편지를 부쳐서 먼데까지 전달하였는데 너만 홀로 그런 일을 할 수가 없겠는가?” 학이 목을 빼고 조채를 향하여서 마치 명령을 받은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조채가 곧 붓을 잡고 곧바로 두 수의 절구를 써서 학의 발에다 매어 주니, 마침내 그 남편에게 가서 이르러서 전해 주자 오래지 않아 곧바로 행장을 꾸려서 돌아왔다. (『내관일소(內觀日疏)』에 나온다.)


  才女晁采,養一白鶴,字“素素”. 一日,小齋坐雨,念其夫於役,久乏音問. 謂鶴曰:“昔西王母青鸞、郭紹蘭紫燕,皆能寄信達遠,汝獨不能乎?” 鶴延頸向采,若受命狀. 采即援筆直書二絕句系其足,竟致其夫,尋即束裝歸矣. (『內觀日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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