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조개를 줍다 [拾貝]
여울 가에 큰 조개가 있었는데
그 껍질이 두껍고 또 단단하네.
만조에 물결이 잔잔할 때에는
껍질 벌려 하늘을 바라보다가
만약에 사나운 적 오는 일 있으면
곧바로 꼭 긴급하게 입을 닫고서
스스로 이르기를 보장(保障)이 있으니
생명이 안전함을 얻게 된다고.
누가 알리오. 동쪽 이웃 아이가
조개를 주으려고 여울 가에 올 줄을.
별안간 큰 조개 하나 보게 되니
가던 걸음 멈추고서 얼굴 환히 웃네.
몸을 숙여 티끌 줍는 것 같이 하여서
조개 잡아 대바구니 안에 던지네.
대바구니 끌고서 집으로 돌아와 옮겨서
먼저 아궁이에 불을 지피네.
조개를 던져서 끓는 물에다 넣어서
탕에서 맡겨두어 오래 삶게 하네.
조개는 죽었는데 사람은 스스로 즐거워 하여
탕의 맛이 신선하다 함께 칭찬하네.
灘邊有大蚌,其殼厚且堅,
潮平浪靜時,展殼望青天.
若有暴敵來,立刻緊閉關,
自謂有保障,生命得安全.
誰知東鄰兒,拾貝來灘邊,
瞥見一大蚌,止步笑顏開.
俯身如拾芥,取蚌投竹籃,
提籃回家轉,先把爐灶燃.
投蚌入沸湯,任他受熬煎,
蚌死人自樂,共贊湯味鮮.
(緣緣堂主人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