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츠카이(豐子愷)의 호생화집(護生畫集) 340

by 박동욱

340.현미경 속에 보이는 것[顯微鏡中]


한가해서 시편을 펼쳐보고는,

마음대로 소리 내서 읊조리었네.

갑작스레 책갈피 한 면을 보니

어떤 동물 꿈틀꿈틀 움직이었네.

빛깔은 시꺼먼 점과 같았고,

작은 것은 바늘구멍 같았네.

현미경 아래를 보니

한번 보자 마음이 두려워졌네.

이것은 바로 생명체인데,

모습이 작은 껍데기 있는 벌레 같았네.

온 몸이 다 완전히 갖춰졌는데

머리 뿔은 어찌 그리 높고 높던가.

서둘러 앞 향해서 달려가노니

허둥댐이 도모함 있는 것 같았네.

몸뚱이는 비록 매우 작지만,

생명 갖고 있는 건 사람과 같네.

맑은 바람 책갈피 뒤집어대니,

작은 벌레 갑자기 길을 잃었네.

대자연 조화 속에 노닐게 되니,

그 죽은 곳을 알지 못하겠네.


  閑來展詩篇,隨意恣諷詠,

  忽見書頁上,有物蠕蠕動.

  其色如墨點,其小如針孔,

  顯微鏡下看,一看心頭悚.

  此乃一生命,形似小甲蟲,

  百體俱完備,頭角何崢嶸.

  急忙向前走,皇皇如有營,

  軀體雖甚小,秉命與人同.

  清風翻書頁,小蟲忽失蹤,

  縱浪大化中,不知其所終.

     (緣緣堂主人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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