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츠카이(豐子愷)의 호생화집(護生畫集) 307

by 박동욱

307.코끼리를 구하다[救象]


광중(廣中)에서 사냥꾼이 산으로 들어가서 우연히 누워 쉬고 있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었다. 코끼리가 와서 코로 당기자 가서는 큰 나무 아래에 이르렀다. 머리를 숙여서 한번 우니 코끼리들이 어지럽게 이르러서 사방에서 주위를 빙빙 돌면서 마치 구하는 것이 있는 듯하였다. 앞에 있는 코끼리가 나무를 우러러보고 사람을 내려다보며 거기에 올라가려고 하는 것과 같았다. 사냥꾼이 발로 코끼리의 등을 밟고 나무로 올라갔지만, 그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였다. 조금 있다가 사자 한 마리가 오니 모든 코끼리들이 모두 엎드리자, 사자가 살진 코끼리 한 마리를 택해서 먹으려고 하였다. 코끼리가 벌벌 떨면서도 감히 도망치는 것이 없었고, 오직 나무 위에 있는 사냥꾼을 올려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사자를 바라보고 쇠뇌를 쏘자, 사자가 곧바로 죽었다. 모든 코끼리들이 하늘을 바라보면서 절하고 춤을 추자, 사냥꾼이 나무에서 내려왔다. 사냥꾼이 다시 엎드리고 코로 옷자락을 끌어서 코끼리 등허리에 타게 하려는 것 같았다. 사냥꾼이 드디어 코끼리 등허리에 걸터 앉자 코끼리가 어느 곳에 당도하여 발로 땅에 구멍을 파니 셀 수 없이 많은 빠진 상아를 얻게 되었다. 사냥꾼이 내려와서 상아 묵는 것을 마치자 코끼리가 이에 그를 업고 산 밖으로 내보내니 그제서야 돌아오게 되었다. (『요재지이(聊齋志異)』에 보인다.)

  廣中有獵人入山,偶臥憩息,不覺沉睡. 被象來鼻攝而去,至大樹下. 頓首一鳴,群象紛至,四面旋繞,若有所求. 前象仰視樹,俯視人,似欲其登. 獵人足踏象背登樹,不知其意向所在. 少間一狻猊來,每象皆伏,狻猊擇一肥者將噬之. 象戰栗,無敢逃者,唯仰視樹上獵者. 因望狻猊發一弩,狻猊立殪. 諸象瞻空拜舞,獵者乃下. 象復伏,以鼻牽衣,似欲其乘. 獵人遂跨身其上,象行至一處,以蹄穴地,得脫牙無算. 獵人下束治已,象乃負送出山始返.(見『聊齋志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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