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붙인 글 54

–조선의 좌우명-

by 박동욱

말의 속뜻을 아는 일


낚시터에 있던 강태공의 말은 충성된 것 같고, 남을 꾀이는 사람의 말은 공손한 것 같으며, 남의 허물을 드러내는 사람의 말은 공평한 것 같다. 이 때문에 군자는 말을 들으면 이치를 살펴서, 오직 이치를 얻었다면 말이 마음에서 우러나온 줄을 알게 된다.


磯人之言似忠, 餂人之言似恭, 訐人之言似公. 是以君子聽言而詧理, 惟理得則知言之由中.

-이학규(李學逵, 1770∼1835),「知言箴」




[평설]

지언(知言)은 남이 하는 말의 속뜻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맹자(孟子)』「공손추 상(公孫丑上)」에 맹자가 ‘지언(知言)’에 대해 설명한 말이 나온다. 세 종류의 말은 충성스럽고, 공손스러우며, 공평하게 들린다. 이중에 강태공의 말만이 표현과 실질이 다르지 않았다. 가짜일수록 더 그럴 듯한 법이다. 그래서 말 자체만으로는 시비(是非)와 곡직(曲直)을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말의 참과 거짓을 알 수 있을까? 그럴 듯한 지가 아니라 이치에 맞는지 여부가 판단의 근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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