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붙인 글 60

–조선의 좌우명-

by 박동욱

기쁨과 노여움을 드러내지 말라


함부로 기뻐하면 수치가 따르게 되고 함부로 노하면 꾸짖음이 따르게 된다. 기뻐하고 노하는 것은 수치와 꾸짖음의 매개체이니 삼가고 경계하여 반드시 공경하는 태도로 행해야 한다.

妄喜, 恥隨之, 妄怒, 詬隨之. 喜怒者, 恥詬之媒, 愼戒必敬.

허목,「기쁨과 노함에 대한 경계 20자[喜怒之戒二十言]」




[평설]

이 글은 1671년 허목의 나이 77세에 지어진 것이다. 살면서 이따금 기쁨과 노여움을 표현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함부로 기쁨과 노여움의 감정을 드러내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것이 남들로부터 솔직함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개 남들은 그런 행동을 인격의 미성숙함으로 읽는다. 감정 조절에 실패하면 당연히 수치스러움과 꾸짖음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요즘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사람들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따지고 보면 살면서 너무 지나치게 기뻐할 것도 노여워 할 것도 없다. 기쁨과 노여움은 한 때 스쳐 지나가는 바람과 같다. 감정의 절제는 남에 대한 배려이면서 자신에 대한 수양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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