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붙인 글 69

–조선의 좌우명-

by 박동욱

깨끗한 거울처럼 잔잔한 물결처럼


나에게 오래된 거울이 있으니 백 번 정련한 쇠붙이로 만든 것이네. 보석 상자에 간직하여서 먼지가 끼지 않게 하고, 때때로 말끔하게 훔쳐서 얼음같은 빛이 깨끗하게 해야 하네. 사람마다 모습을 비추어주어 작은 털끝까지 밝게 보도록.

나에게 맑은 못이 있으니 자그마한 못이었네. 언제나 흐르는 물 보태주어서 밤낮으로 넘실대게 해야 하네. 더러운 것 깨끗하게 하여 맑고 깨끗하게 하고 잔잔한 물결도 일지 않게 해야 하네. 빈 것이 사물을 비추어 구름 그림자 생기고 하늘빛 생기도록.

거울이여! 물결이여! 오직 마음의 덕이네. 어찌 그 마음 수양하지 않는가! 마음이 바로 태극인 것을.

我有古鏡, 百鍊之金. 藏之寶匣, 不使塵侵. 有時拂拭, 氷輝交潔. 隨人鑑形, 洞徹毫末. 我有淸池, 半畝之塘. 常添活水, 日夜洋洋. 蠲穢澄瀅, 微瀾不揚. 空虛映物, 雲影天光. 鑑乎水乎, 惟心之德. 盍養其心, 方寸太極.

- 김홍욱(金弘郁, 1602-1654),「養心箴」




[평설]

마음을 투명하고 깨끗한 거울이나 물결처럼 간직해야 한다. 마음이 삐뚤어지면 온통 뒤틀려 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먼지 낀 거울처럼 출렁대는 물결처럼 그 어떤 것도 바로 비출 수가 없다. 마음이 뒤틀린 사람에게 선한 일도 좋은 사람도 없게 된다. 선한 일은 꼼수와 꿍꿍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고 좋은 사람은 허위와 가식이 숨어 있는 것처럼 본다. 마음이 바른 사람은 악의도 선의로 보지만, 마음이 뒤틀린 사람은 선의도 악의로 보게 된다. 사람은 자신의 마음 크기와 상태에 따라 남들을 재단한다. 그러니 내 마음을 잘 보존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 마음이 맑으면 세상만사가 깨끗하게 보이지만, 내 마음이 더럽게 되면 세상 모든 일이 혼탁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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