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붙인 글 84

-조선의 좌우명-

by 박동욱

달인(達人)의 조건


품은 뜻은 드높여야 하고 기개는 떨쳐야 하니, 품은 뜻 드높이면 송골매가 높은 하늘 가로지르는 것 같고, 기개를 떨치면 천리마가 재갈을 마다하는 것 같네. 기상은 온화하게 하고 마음은 탁 트여야 하니, 기상이 온화하면 봄날 따스한 바람과 같고 마음이 탁 트이면 가을 하늘에 밝은 달과 같네. 품행은 갈고 닦아야 하고 학문은 치밀하게 하여야 하니, 품행은 갈고 닦으면 천연의 좋은 옥을 다듬는 것 같고 학문은 치밀하게 하면 명주실로 비단을 짜는 것 같네. 재능은 발휘하고 지조는 굳게 지켜야 하니 재능은 발휘하면 시내에 흐르는 물이 막힘이 없는 것 같고, 지조는 굳게 지키면 은산(銀山)의 철벽(鐵壁)이 꿈쩍 하지 않는 것 같네. 군자가 이 몇 가지에 능숙한 다음이라야 달통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志尙要激昂, 意氣要奮發, 激昂則如霜鶻之橫雲霄, 奮發則如神駒之謝銜橜. 氣象要和暢, 心胸要洞澈, 和暢則如春日之溫風, 洞澈則如秋天之霽月. 名行要砥礪, 學問要縝密, 砥礪則如良璞之磨治, 縝密則如蠶絲之組績. 才術要流通, 節操要堅確, 流通則如長川活水之無所礙, 堅確則如銀山鐵壁之不可拔. 君子能是數者, 然後斯可謂之達.

최창대(崔昌大, 1669∼1720), 달잠(達箴)


[평설]

품은 뜻과 기개, 기상과 마음, 품행과 학문, 재능과 지조 등 8가지 항목들이 제대로 발현될 때 어떻게 되는지를 송골매와 천리마, 봄바람과 밝은 달, 좋은 옥과 비단, 시냇물과 은산 철벽 등에 빗댔다. 이러한 일들에 능숙해져야 말 그대로 달인(達人)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요즘에는 달인이 하나의 기예에 뛰어난 사람이란 말로 평가절하 되어 사용되지만, 실상 달인은 사물의 이치에 두루 통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달인은 하루아침에 될 수 없고, 이러한 치열한 자기완성의 과정 속에나 실현될 수 있다.


[어석]

은산 철벽(銀山鐵壁): 은산은 하남성(河南省) 창평현(昌平縣) 동북쪽에 있는 산. 봉우리가 높고 험준하며 항상 얼음과 눈이 쌓여 있어 백색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를 은산이라 이름하였으며, 이 산의 기슭에는 모두 검은 석벽이 있으므로 철벽이라 이름하였는데, 사람의 의지가 굳고 기상이 높아 범할 수 없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책상 앞에 붙인 글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