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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오 김 Jul 10. 2023

구문문법(CxG)이 궁금하다면 이 논문을

내가 구문문법을 배운 논문들(도구격 관계화)

Q. 구문문법(Construction Grammar)이 궁금합니다. 처음에 어떤 자료를 보면 좋을까요?


A.

이런저런 논저가 많겠지만, 일단 꼭 글로 된 자료가 아니더라도 전에 제 블로그 글에서 소개했던 Martin Hilpert의 유튜브 채널에 있는 구문문법 강의 영상들도 추천할 만해 보입니다. 다만 영어로 되어 있고 자막은 없습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논문들도 모두 영어 논문입니다.)

이제 구문문법 논문을 몇 개 소개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구문문법이란 어떤 것인가?'보다도 '왜 구문문법을 해야 하는가?'가 좀 더 구문문법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둘 중에 상대적으로 술술 잘 읽히는 것도 후자라고 생각하는데, 왜냐면 보통 전자는 일반추상적인 이야기인 반면 후자는 구체적인 언어현상을 두고 조목조목 따지는 형식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소개하는 것은 대부분  '왜 구문문법을 해야 하는가'를 직간접적으로 다루며 영어의 구체적인 구문 사례에 대해 분석하는 글들입니다.


1. Jackendoff, R. (1997). Twistin' the Night Away. Language, 73(3), 534. https://doi.org/10.2307/415883


(여기에서 읽어 볼 수 있습니다.)

- 기존의 통사론 이론으로 time-away 구문을 설명하는 일이 왜 까다로운지, 왜 거기에 구문문법의 개념을 새로이 가져와야 하는지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 70년대에 촘스키의 X-bar 이론을 발전시키는 데에 지대한 공을 세운 수제자 Ray Jackendoff가 하나의 anti-Chomskyan 통사론 이론을 지지하는 글을 썼다는 게 약간 신기하기도 합니다.

   Jackendoff는 2013년에 나온 옥스포드 구문문법 핸드북에서도 당당히 한 챕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여담이지만, 걸그룹 노래 제목으로 'Dance the night away'가 있는데, 정확히 이 노랫말에 쓰인 문법을 다루는 논문입니다.



2. Fillmore

구문문법의 선구자 Fillmore가 몇 명의 동료들과 함께 쓴 논문들 또한 의미 있고 중요합니다.


2.1. Fillmore, Charles & Kay, Paul & O'Connor, Mary. (1988). Regularity and idiomaticity in grammatical constructions: the case of LET ALONE


- 여기에서 읽어 볼 수 있습니다.

- '구문문법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상당히 자세하게 논합니다. 구문문법 역사의 극초창기에 등장한 논문인 만큼 지금의 트렌드와 약간 다른 이야기도 있고 좀 어려우니, 안 읽히는 곳은 넘기면서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가 이 논문에서 다루는 영어의 "nth cousin m times removed" 표현 때문이었습니다.


2.2. Kay, Paul & Fillmore, Charles. (1998). Grammatical Constructions and Linguistic Generalizations: The What's X Doing Y? Construction. Language. 75. 10.1353/lan.1999.0033.


- 여기에서 읽어 볼 수 있습니다.

- 이 논문의 후반부에는 SBCG(Sign-Based Construction Grammar) 등의 모태가 된 복잡한 그림들이 등장합니다. 제 생각에 독자의 관심사에 따라서 일단은 이 그림들을 너무 신경쓰지 않고 전반부 정도만 읽어 둬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지금의 구문문법 추종자(?) 중에는 사용기반(usage-based) 접근을 취하는 사람도 많은데, SBCG는 사용기반 접근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프레임워크인 것 같습니다.


3. Adele Goldberg

아마 구문문법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이름이 Adele Goldberg인 것 같은데, 저는 막상 이 분의 글은 많이 읽어 보지 못했고 다만 아래 글을 조금 읽어 보았습니다.


Goldberg. 2013. Constructionist Approaches to Language.  In Thomas Hoffmann and Graeme Trousdale (eds.) Handbook of Construction Grammar. Oxford University Press.


- 여기에서 읽어 볼 수 있습니다.

- 사실 이 글은 '왜 구문문법을 해야 하는가?'보다는 '구문문법을 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다룬 것인 듯합니다. 그래서 여기에 넣을지 말지 좀 고민했는데, 그래도 전체적으로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위에서 소개한 글들 중 하나를 어느 정도 읽어 보고 나서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 소개한 글들은 모두 제가 2020년에 청강했던 외대 대학원 영어학과 박정운 교수님의 구문문법 수업에서 수업 자료로 사용되었던 논문입니다.)


Goldberg의 저작으로 Explain me this, Constructions at work 같은 책도 많이 들어 본 이름인데 저는 아직 읽어 보지 못했습니다.



이밖에 구문문법과 언어유형론을 접목시킨 Radical Construction Grammar(Croft, 2001)라는 책도 있습니다.

- 여기에서 25페이지 남짓 되는 요약 버전을 읽어 볼 수 있습니다.

- 이름이 'Radical'인 만큼 정말 radical해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도 많지만, 책 초반에 왜 구문문법이어야 하는지 설명하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 책의 서두에서 말하고 있는 methodological opportunism 문제에 대해서는, 혹 결국에 동의하지 않게 된다 하더라도, 언어학도라면 누구나 진지하게 스스로 답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봅니다.


이상 소개한 글들과 함께 Bybee(1985)의 Morphology도 읽으면 좋습니다. 직접적으로 구문문법을 다루는 책은 아니지만 지금의 사용 기반 구문문법과 매우 깊이 연관되어 있는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입니다. (위에 언급한 Martin Hilpert는 스스로 Bybee의 팬이라고 종종 언급하곤 합니다.)




구문문법을 연구하신 어느 선생님께서 

Martin Hilpert Construction Grammar and Its Application to English (2014)와 

Adele Goldberg A Construction Grammar approach to Argument Structure (1995) 또한 입문용으로 추천해 주셨습니다.

저는 두 권 다 읽어 보지 못했지만 전공자 선생님의 추천인 만큼 읽어 보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힐퍼트의 책은 위에 링크한 유튜브 강의 교재로도 쓰이는 것 같습니다.

골드버그의 책은 아마 재켄도프가 time-away구문 논문에서 인용한 걸 얼핏 본 것 같네요.




전에 다른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구문문법에 대한 논문을 몇 개만 읽어 봐도 각각의 개별언어가 얼마나 풍부한 현상들을 갖고 있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웬만큼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도 좀처럼 모르는, 솔직히 있는 줄도 몰랐던 신기한 영어 표현들을 익히게 된다는 부수적인 장점도 있습니다.

모두들 재미있는 구문문법 생활 되시길 바랍니다.

+ Meanwhile in Germany...

하스펠마트의 We are all constructionists도 같이 읽으면 좋습니다.

이 글을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라면, Haspelmath의 주장은 

구문문법 이론의 추종자들이 강조하는 명제가 사실은 이미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결국 공허한 것이라는... 그런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은 네이버의 서로이웃 '말을 담는 일상'님 블로그의 댓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언어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는 '말을 담는 일상' 블로그도 한번씩 둘러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languageeveryday/222802676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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