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내가 생각하는 어른은, 아직도 매일 연습 중이다.
요즘, 오랜만에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일 기회가 몇 변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시답잖은 농담이나 늘어놓으며 웃고 떠들었겠지만,
요즘의 대화는 조금 달랐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묘한 온도차가 느껴졌다.
감정을 앞세워 막무가내로 말하기보다,
상대의 기분을 헤아리려는 태도.
그저 듣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한 번쯤은 생각하고,
조심스레 단어를 고르는 모습.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어른스러운 기운이 친구들 사이에 스며들어 있었다.
"아, 이 친구들도 어른이 되어가는구나."
괜히 뭉클해졌다.
겉으로 보기엔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고,
가끔은 철없이 웃는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그 속엔 각자의 아픔과 상처들이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다.
사실 나도 그랬다.
과거엔 실수도 많았고, 말로 누군가를 상처 입히기도 했었다.
그래서 이제는 조심스럽게 말한다.
말투 하나, 표정 하나까지도 의식하며 대화를 이어나간다.
술자리에선 더더욱 신중해진다.
혹시라도 감정이 격해질까 봐,
누구에게든 불편함이 되지 않을까 봐,
한 마디도 가볍게 던지지 못한 만큼.
가끔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까지 조심해야 하나?"
하지만 동시에 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것.
그게 어른이 되어간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예전엔 그저 웃고 흘려보냈던 시간들이
이제는 나에게 경험이 되고, 배움이 되고, 사람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어간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조용히 어른을 연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