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에게 쓰는 편지

#번외 편_연습 중인 어른입니다

by 샤이보이

안녕, 토마토야

우리가 결혼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네.

신혼이라는 말만 들어도 매일이 꿀처럼 달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엔 웃음만 가득할 줄 알았어.

그게 결혼인 줄 알았고, 당연한 줄로만 생각했지.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내가 너무 미숙했던 것 같아.


우리의 시간은 그렇게만 흘러가지 않았고,

그 모든 순간 속에서

토마토보다 내가 더 부족했단 걸

이제야 조금씩 인정하게 돼.


너라는 사람을 만난 것 자체로

내 인생에 얼마나 큰 복인지 잊고 지냈어.

핑계를 대고, 내 좁은 마음을 숨긴 채

너를 너무 '당연한 사람'으로 대했어.

그렇게 살아왔던 내 모습이

부끄럽고 또 미안해.


사실 내가 열심히 사는 이유,

버티고 있는 이유,

그 안에는 늘 네가 있었어.

하지만 '함께 미래를 그려나가야 한다'는 말 뒤에

우리는 현재를 희생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어


잘 살고 싶었어. 너와 함께.

근데 잘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자꾸 놓치고 있었던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일은 어쩌면 잘 된 일일지도 몰라

'너와 함께'라는 말이 빠져 있었다는 걸

내가 이제야 뼈저리게 느꼈으니까.

잃어버렸던 걸 이제부터 하나씩

다시 찾아가면 되니까.


앞으로 우리,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서로를 바라보면서

우리 둘만의 행복을 만들어가자.


내가 더 노력할게.

그리고

늘 그랬듯이_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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