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연습 중인 어른입니다
요즘, 나의 내면은 어떤 모습일까.
자주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최근 들어 붕 떠 있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매장은 텅 비어 있고, 손님이 없는 시간은
장사하는 사람에게 살인 선고처럼 느껴진다.
그 틈을 채우기 위해 사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스레, 글을 쓰기 시작했다.
비 오는 날 피할 수 있는
부뚜막 같은 곳이 나에겐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글쓰기는 내게 그 '부뚜막'이 되어주었다.
물론 나라고 해서
하루 종일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온종일 생각만 하기엔,
나의 생각 근육은 아직 단단하지 못하다.
할 수 있는 일엔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흘러가게 두었다.
발버둥을 칠수록 더 다치는 건 결국 나라는 걸
이미 너무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나는 글을 쓴다.
몸만 바쁘게 움직이는 일들로는
내 생각까지 구원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생각과 감정을 동시에 동원해야 하는 글쓰기가
내겐 유일한 도피이자 회복의 시간이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머릿속을 가득 채운 잡념들이 잠시 떠나간다.
온전히 '지금 여기'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말한다.
"글은 삶 전체로 쓰는 것이다."
나에게 글쓰기는
"삶을 써 내려가는 도구"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든,
그 결과가 나에게 어떤 흔적을 남겼든,
앞으로의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가 더 중요하다.
나는 나를 안다.
보잘것없이 태어났고, 보잘것없이 살아왔다는 걸.
그래도 글을 통해 위안을 받고,
새싹 같은 희망을 틔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된다.
내 내면이 지금은 메마르고,
말라비틀어진 황무지 같을지라도
멈출 수는 없다.
이 땅은 내 땅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대신 가꿔줄 수 없다.
비를 맞고,
뙤약볕을 견디고,
긴 겨울을 버티는 수밖에 없다.
비옥한 땅이 되기 위해선
부지런한 농사꾼이 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오늘도 나는,
텅 빈 매장을 바라보며
책 한 권과 오래된 노트북을 들춰 올린다.
이 희망 없을 것 같은 현실 한가운데서
나는 묵묵히 희망을 갈구한다.
아주 천천히,
내 내면의 밭을 가꿔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