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연습 중인 어른입니다.
20대 시절, 10년 가까이 일기를 써왔다.
매일 쓴 건 아니지만, 그 시절의 나는 꽤 성실하게 내 감정을 기록했다.
그렇게 습관처럼 써오던 일기는 , 30대가 되고 나서 멈췄다.
의도해서 멈춘 것도,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조용히 사라졌다.
지금 나는 다시 글을 쓰고 있다.
일기의 형식은 아니지만, 글을 통해 감정을 풀어내고, 마음을 들여다본다.
내 글은 늘 비슷한 흐름을 가진다.
신세 한탄과 감정들, 마치 쓰레기를 배출하듯 쏟아내는 글.
가끔은 문득,
이런 글들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그저 부정적인 감정만 쏟아내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20대의 일기를 다시 펼쳐보면,
그때도 지금처럼 별것 아닌 고민들을 끄적였고,
놀랍게도 지금도 여전히 같은 고민을 되풀이하고 있다.
시간은 흘렀지만,
나는 여전히 나를 배우는 중이다.
이 기록들이 특별한 의미로 남는 것은 아니다.
흘러간 시간을 다시 돌아볼 때,
'그땐 그랬지'라고 한마디 툭 던지는 감정선 정도.
하지만 나는 바란다.
이 글쓰기가 단지 과거를 회상하는 수단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나를 더 나아지게 하는 힘이 되었으면 한다.
하루를 기록하고, 감정을 기억함으로써,
같은 시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적어도 내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는 알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의무감이 아니라,
서툴지만 진심으로 하루를 살아낸 나를
조용히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