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연습 중인 어른입니다.
가끔, 너무 다정해서 힘든 순간이 있다.
뭔가를 해줘야 할 것 같은 압박, 끝없이 이해하고 맞춰야 한다는 기대감.
상대는 분명 날 좋아하고, 나도 그 사람을 아낀다.
하지만 그 관계가 점점 버겁다.
그럴 때마다 혼자 중얼거린다.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지금 이 감정은 내가 감당해야 하는 몫일까?'
사실 안다.
타인의 진심을 모르는 게 아니다.
그가 무례하거나, 일부러 상처를 주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더 어렵다.
미운 마음을 가지는 내가 더 못나 보이고,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이 왠지 배신처럼 느껴진다.
어른이 되면 사람을 더 넓게 이해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와 성숙은 꼭 비례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관계에 쓸 수 있는 감정 에너지는 줄어드는 것 같다.
예전에는 다정함이 고마웠는데,
지금은 그 다정함조차 피로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도움이 부담이 되고, 응원이 간섭처럼 느껴질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완전히 끊어낼 수는 없다.
좋았던 시간들이 있고, 함께 나눈 진심도 있기 때문에.
결국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 걸까?'
'이해라는 말로 나를 소모시키는 게 과연 맞는 걸까?'
어쩌면 '어른'이라는 건
모든 관계에서 무한히 이해하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그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필요한 거리만큼 물러설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그렇게 나의 마음을 지키는 법을 연습하는 중이다.
오늘도, 연습 중인 어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