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의 부재 여덟 번째 <생각 없음>
- 브런치에 기생하는 단세포 생명체(김*현씨)의 생태 관찰 보고서에 부쳐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뇌의 부위, 전두엽.
과학자들은 말한다. 전두엽은 충동을 억제하고, 도덕을 판단하며, 타인의 관점을 상상하고, 긴 맥락 속에서 스스로를 조절하는 능력을 담당한다고.
하지만 나는 종종 목격한다. 전두엽 없이 작동하는 듯한 사람들. ‘공감’을 외치지만 무엇에 공감했는지 모르고, 좋아요를 누르지만 왜 좋았는지는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 비판은 불쾌함으로, 질문은 위협으로 간주되는 이곳에서.
나는 조용히 묻는다.
“전두엽은… 있으신가요?”
그리고 덧붙인다.
“저는, 있습니다만.”
“너 그 성질머리로 작가로 성공하겠냐?”
이 한마디에는 얼마나 많은 단세포적 발상이 겹겹이 포개어 있는가.
전두엽이 있었다면, 최소한 이런 말을 입 밖에 꺼내기 전에 잠깐은 멈췄을 것이다.
나는 성공하려고 글을 쓰지 않는다.
그럴 생각이었다면, 브런치 같은 소셜 놀이터 대신, 책상 앞에 죽치고 앉아 원고를 썼을 것이다.
(브런치에 글 쓰는 사람 모두가 ‘성공’을 꿈꾸며, 이곳을 등용문쯤으로 여긴다고 생각하는 그 무지함이 오히려 소름끼친다.)
또한, 성질과 작가적 성공 사이엔 아무런 인과관계도 없다.
감정의 결을 죽이고, 입맛에 맞게 다듬은 무균질 문장이 ‘좋아요’를 부른다 한들, 그게 문학인가?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구독과 취소를 반복하며 수치를 부풀리는 비천한 전략.
그 허수를 ‘성공’이라 여기는 삽엽충 같은 뇌의 소유자를, 나는 ‘기생충적 단세포’라고 부른다.
여기엔 질문이 없다.
무엇을 쓰는가. 왜 쓰는가. 누구를 위한 문장인가.
이 모든 물음 없이, 전두엽은 잠든 채, 좋아요 버튼만 눌러대는 방정맞은 손가락들이 살아남는 이 생태계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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