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쳤는데, 거기도 나였어

은하인의 제주살이, 4개월간의 기록

by 사피엔





나는 왜, 거기까지 갔을까.



70억 인구 중, 내가 만나본 인간 유형은 몇 퍼센트쯤 될까.

그중 몇 명은, 내게 생존 투쟁이었고,

나머지는… 도망 중에 만난 적이었다.






이곳 제주 호텔 관련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겐 기숙사가 제공된다. 주로 해사한 20대 아가씨들이 거주하는 공간에, 어느 날 불쑥, 나이 많은 내가 '불청객처럼' 스며들었다. (어쩌면 바퀴벌레처럼.)



어디에서나 사람과의 관계 형성이 가장 어려웠던 나로선, 뼈를 깎는 고군분투가 예상됐다.



아니나 다를까.

적자생존의 현장에서, 매일매일이 백척간두요 위기일발이었다.






세상 단순한 일이 있다면, 그건 바로 홀서빙이다.

주방에서 음식 받아 손님 테이블에 올리고, 다 먹은 그릇을 다시 주방으로 가져가는 일.

뇌 분출된 오랑우탄도 거뜬히 해낼 이 간단하고 쉬운 일을 하는 동안 오로지 걱정해야 할 건 치매뿐이다.



그런데 한 달이 다 되도록, 나는 엄청난 구박을 받았다.



첫 번째 그녀.

나보다 3개월 먼저 입사한, 정말이지 오랑우탄처럼 생긴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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