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인의 제주살이, 4개월의 기록 9
그 봄,
그를 처음 만나 함께한 여름까지.
나는 생애 처음, 세상에서 가장 눈부신 여자가 되었다.
그와 나란히 걷는 내 모습을 본 언니가 말했다.
“너, 너무 예쁘더라. 그 많은 인파 중에서 눈에 띄게.”
짧디 짧은 6개월.
숨결조차 타올랐던 계절.
그의 손끝이 내 어깨를 스칠 때마다 세상은 무중력처럼 투명해졌다.
나는 단 하나의 계절 속에서 숨 쉬었다.
오직, 그 남자라는 세상.
그러나 그는—유부남이었다.
그 사실은 살보다 먼저 내 영혼을 덮쳤다.
“내 존재로 네가 더럽혀지는 게 싫어.”
나는 등을 돌리려 애썼다. 하지만 내가 멀어지려 할수록 그는 낮은 목소리와 느린 걸음으로, 그러나 결코 놓지 않는 시선으로 나를 추적했다.
그 후로 우리는 해마다 한두 번, 만났다. 그것만으로도 계절은 다시 불탔다. 짧은 만남 뒤 며칠을 태우는 열기. 버리지 못한 불씨는 내 안에서 더 조용히, 더 뜨겁게 타올랐다.
“제발, 연락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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