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의 무게, 마음의 청소

by 사피엔




말 한마디의 온도가, 하루의 온도를 결정하는 곳.

‘직장’이라는 공간.

특히 육체노동의 현장은 말의 칼끝이 더 자주 드러난다.

거칠고 교양 없는 말에 노출되는 순간,

하루는 숨 막히게 길어진다.

노동의 피로보다 인간의 피로가 더 큰 하루.



오늘도 누군가의 목소리가 공기를 갈랐고,

나는 그 틈에서 숨을 삼켰다.

아니다.

어제까진 숨죽였고,

오늘은 기어이 목소리를 냈다.



고참의 무례함에 뒤늦게 불쾌해진 나는,

그녀가 자리를 뜬 뒤 1년 미만의 신참들만 있는 사무실에서 불편함을 털어놓았다.

그것이 화근이었다.



점심시간, 같은 날 입사한 그녀가 내게 말했다.

“주임님, 여러 사람 있는 데서 그러는 거, 폭력이에요. 왜 그 기분을 우리가 다같이 느껴야 해요?

그건 엄연한 폭력이에요.”



그녀는 ‘폭력’이라는 단어에 유난히 힘을 주었다.

나는 한참을 말없이 밥만 씹었다.

그녀의 말은 정론처럼 들렸지만, 그 안엔 냉기와 심판이 섞여 있었다.

내 감정은 부적절한 것으로 치부되었고,

불쾌함을 표현한 나는 ‘폭력적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웃긴 일이다.

상처는 나에게 났는데,

피 흘렸다고 꾸중을 듣는다.



더 웃긴 건 그녀가 전한 또 다른 말이었다.

“건우 주임님이 그러더라구요.

쟤는 오래 못 다니겠다.”



방정맞은 입들.

그렇게 떠든 입이나,

그걸 또 옮겨 전달하는 입이나.

누군가의 하루를 가볍게 입에 올리는 사람들.

그들에겐 입이 손보다 빠르고, 마음보다 가볍다.

그 한마디의 온도가, 누군가의 하루를 갉아먹는다.



오늘도 묵묵히 내 구역을 돌았지만,

마음은 어지러웠다.

그들의 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청소하듯 조용히 내 마음을 정돈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닳아가는 건 바닥만이 아니었다. 닳아가는 건 나였다.




그래도 내일, 또 걸레를 들 것이다.

나는 버텨낸 자의 손으로, 세상을 닦을 것이다. 단순한 노동이지만 나는 이 안에서 인간의 무게를 배운다.



이곳은 매일, 말의 온도를 시험하는 실험실이다. 어떤 말은 사람을 세우고, 어떤 말은 무너뜨린다.

그렇다. 폭력은 언제나 소리로 시작된다. 그리하여 언어는 누군가의 하루를 부수기도 하고, 다시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