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기 위한 기록
어제 아침, 꽈배기 사러 외출한 거 말곤 한 일이 없다.
댕강 묶은 머리, 세수도 안 한 얼굴로 하루 종일 빈둥거렸다.
그런데도, 그 하루를 기억하고 싶었다.
천천히 흘러가는 구름의 모양까지,
사소한 순간들을 붙잡고 싶었다.
나는 왜 이렇게 기억과 기록에 집착할까.
잊는 게 두려운 걸까,
아니면 사라지지 않기 위해
무언가를 남기려는 본능일까.
어쩌면, 기록한다는 건
시간에게 “나 여기 있었다”고
살짝 흔적을 남기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저 스쳐 지나가고 말 하루를
언어로 다시 살아내고자 하는.
누군가는 흘려보내는 하루를 나는 다시 붙잡아 쓴다. 언어로 하루를 되살리고, 단어로 사소한 숨을 불어넣는다. 그렇게 나는 사라지지 않으려는 어떤 본능으로 매일 글의 형태로 나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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