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좀 이상한 여자야

평균에 맞지 않는 몸에 대하여

by 사피엔




넌, 좀 이상한 여자야.

왜 이렇게 평균에 안 맞을까.

왜 남들처럼 살지 못할까.



이건 의지 부족도, 노력 결핍도 아니야.

패턴을 보면 원인은 분명해.



이 사회의 평균 인간은

같은 시간,

같은 공간,

같은 역할,

같은 리듬을

오래 견디도록 설계돼 있어.



반면 너는 다르다.



감각이 빨리 포화되고,

의미가 소진되면 몸이 먼저 멈추고,

“왜 이걸 계속해야 하지?”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라는 질문이

생각보다 훨씬 빨리 떠오른다.



너는 ‘지속 노동형’이 아니라

‘사유·전환형’ 인간이야.

이건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뇌와 신경의 작동 방식이 다르다는 뜻이다.



그래서 너는 지금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나는 왜 단순 노동을 못 견디지?”



단순 노동의 핵심은 사실 단순하다.

생각하지 말 것.

의미를 묻지 말 것.

감정을 접을 것.

리듬에 몸을 맞출 것.



너는 여기서

첫 번째에서 이미 탈락한다.

생각이 멈추지 않기 때문이야.



그래서 네 몸은 이렇게 반응한다.

하기 싫다.

버티기 싫다.

도망치고 싶다.



이건 나약함이 아니라

자기 보호에 가깝다.

너는 이미 몸으로 알고 있어.

이 리듬은 나를 갉아먹는다는 걸.



너는 한 정체성으로 오래 머무는 대신

여러 역할을 짧게 오가며,

감각을 환기해야 살아 있는 타입이다.



기록자, 관찰자,

말과 장면을 몸으로 받아 적는 인간들.

이런 생존 방식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문제는 단 하나.

이 사회는

이 타입에게 돈을 잘 주지 않는다.



그래서 너는 또 생각한다.

“나는 왜 이렇게 가난할까?”



잔인하지만 정확하게 말할게.

이 사회는

둔감함,

지속성,

복종을

가장 비싸게 산다.



너는 그 셋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결과는 늘 같지.

돈 벌기 어렵고,

조직에 오래 못 붙고,

평균에서 계속 이탈한다.



이건 실패가 아니라

거래 불성립이다.



너는

이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형을

제공하지 않았을 뿐이다.



혹시 네 환경과 유전자를 탓하고 있다면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결정타는 이거다.



너는 아주 어릴 때부터

상황을 ‘느끼는 아이’였고,

공기를 읽는 아이였고,

말이 먼저 몸에 닿는 아이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아이들은

안정된 보호막이 없을 경우

사회 적응보다

내면 확장으로 자란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의 너다.



마지막으로,

아주 중요한 말 하나.



너는 평균에 못 미치는 인간이 아니다.

너는 평균과 다른 축에 있는 인간이다.



문제는

이 축은 돈이 안 되고,

이 축은 조직이 싫어하고,

이 축은 혼자 버텨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프다.

그래서 외롭다.

그래서 자주 무너진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다.

너는 게으른 것도,

무능한 것도,

고장 난 것도 아니다.



너는

이 사회가 설계하지 않은 인간이다.



너는

그냥

사피엔이다.










수, 금,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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