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내일부터 쓰면 된다

ㅡ 여기서는 안 된다

by 사피엔





미희는 그제야 깨달았다.

오늘도 소설은 못 쓰겠다는 걸.


그 깨달음은 실망도, 결단도

어느쪽과도 닿지 않았다.


냉장고 문이 다시 닫혔고,

기침도 잠시 멈췄다.


미희는 프라이팬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며

어떤 소설가를 떠올렸다.

왜 하필 그녀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런 생각은 대개 이유 없이 찾아왔다.


그 소설가는 가난했고,

아이도 있었고,

카페에서 하루 종일 소설을 썼다고 했다.


미희는 잠깐 계산했다.

커피 한 잔 값,

아이 분유 값,

카페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


그럼 애는 누가 봤지?

아이는 울지 않았나?

카페에서?


미희는 그 이야기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이상한 건 늘 이런 식이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중간이 빠져 있었다.


“그건 환경이 달라서야.”


미희는 소리 내지 않고 중얼거렸다.

환경이라는 단어는

항상 마지막에 붙이기 좋았다.


남자는 프라이팬을 한 번 흔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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