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여기서는 안 된다
미희는 그제야 깨달았다.
오늘도 소설은 못 쓰겠다는 걸.
그 깨달음은 실망도, 결단도
어느쪽과도 닿지 않았다.
냉장고 문이 다시 닫혔고,
기침도 잠시 멈췄다.
미희는 프라이팬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며
어떤 소설가를 떠올렸다.
왜 하필 그녀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런 생각은 대개 이유 없이 찾아왔다.
그 소설가는 가난했고,
아이도 있었고,
카페에서 하루 종일 소설을 썼다고 했다.
미희는 잠깐 계산했다.
커피 한 잔 값,
아이 분유 값,
카페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
그럼 애는 누가 봤지?
아이는 울지 않았나?
카페에서?
미희는 그 이야기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이상한 건 늘 이런 식이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중간이 빠져 있었다.
“그건 환경이 달라서야.”
미희는 소리 내지 않고 중얼거렸다.
환경이라는 단어는
항상 마지막에 붙이기 좋았다.
남자는 프라이팬을 한 번 흔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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