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빛과 어둠

by 이동훈

편안한 것에 안주하다 보면 계속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진다. 발전해야 한다, 뛰어나야 한다, 잘해야 한다, 이런 말들을 듣고 살아온 사람이라면 안주할 때 무서운 감정이 들 수 있다. 자신이 뒤처질 수도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발버둥 친다. 뭔가를 하려고 하며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오래 쉬면 입에 가시가 돋치는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안주하면 지금은 편하다. 하지만 미래가 힘들 수도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이유도 결국 미래가 편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 모두 안정적이고 편한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일들이다.


미래가 편하려면 현재가 힘들 수 있다. 현재 내가 어떤 일에 노력을 해야 하고, 시간을 들여야 하고, 공을 들여야 하며 무언가를 성취 해내야 한다. 생산성이 있어야 하고, 실력도 쌓아야 한다. 그래서 미래를 위해 노력하다 보면 이상하게 현재가 괴로울 수 있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미래를 위해 현재가 희생된다면, 만약 미래를 위해 현재가 퇴색되어 ‘지금 이 순간’이 우울해지고 불행해진다면 그 사람은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 현재를 위한 선택을 내려야 할까, 아니면 미래를 위한 선택을 내려야 할까?

사람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고 말한다. 안주하는 순간 성장하지 않는다고, 나날이 나아져야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날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필수 불가결하게 받기 마련이다. 여기서 어떤 사람은 10만큼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만, 또 다른 어떤 사람은 예민한 까닭에 1000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 현재가 힘들긴 하더라도 그렇게 큰 고통은 없기에 그냥 쭉 성장하면 된다. 근데 후자의 경우 현재 시점에서 성장하려면 큰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데, 그것이 자신의 삶을 휘청일 정도로 피해를 준다면 성장이 ‘두려워질 수가’ 있다. 이 상황에서 후자는 어떤 선택을 취해야 할까? 최선의 선택으로서,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성장을 해야지만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나날이 나아진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사회는 항상 성장을 외친다. 잘해야 하고, 뛰어나야 하고,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게 진정으로 옳은 길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열심히 살지 말란 말이 아니다. 열심히 살아야 하지만, 우리가 지나치게 성장에 목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때가 있다.


성장이 무섭다. 이 성장이라는 말이 가지는 단어의 결이 무섭게 느껴진다. 분명히 좋은 말이지만,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하나의 사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성장. 내 실력이 나날이 늘어 나도 발전하고 사회에 기여도 할 수 있는 것. 이것은 성장의 긍정적인 의미이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성장이 최우선이다’라는 말은 우리의 족쇄로 작용할 수도 있다. 성장의 양쪽 면모를 모두 살피며 때론 쉬면서, 또 때로는 나아가며 삶의 방향성을 정할 때 우리의 행복이 극대화되리라 생각한다. 결국, 인생의 핵심은 조화로운 ‘성장과 휴식’의 사이에 있고, 그 틈을 자유롭게 거닐며 하루하루를 맞이할 때 궁극적인 삶의 방향이 잡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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