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연구소에서 글을 쓰는 실험을 한 결과
글쓰기 연구소에 들어가고 1차 실험을 끝냈다. (참고. 글쓰기 실험 소개) 삶 속에서 글을 써보며 어떤 변화가 찾아왔는지 되돌아보았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판단했다. 글쓰기를 일상생활에 어떻게 녹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노력을 통해 의미 있는 4가지 결과를 얻었다. 차례로 글을 쓰며 변화된 결과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오늘은 두 번째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글을 쓰며 나는...
최근 쌓아둔 글감을 세어보니 월평균 20개 정도 글감을 작성하고 있었다. 주로 당시 느낀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적거나 호기심이 생긴 주제가 적혀있다. 방금 했던 생각조차 얼마 되지 않아 잊어버릴 때가 많아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떠오르는 즉시 바로 적는다. 출퇴근길 운전석에서 떠오를 경우에는 까먹지 않기 위해 입으로 중얼거릴 때도 있었다. 글감에 집착하는 것이 웃겨 보일 수 있으나 잊힌 생각을 추적하는 시간이 썩 즐겁지 않아(기억이 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 때 그 찝찝함이 너무 싫다) 되도록 바로 적으려고 한다.
시간이 조금 지나 적은 글감을 확인하고 글로 쓸 것과 일회성 생각을 나누는 작업을 한다. 글감을 기록할 때에는 느낀 감정을 최대한 놓치지 않고 기록하려고 한다. 나중에 작성한 글감을 봤을 때 당시의 느낌이 떠오르지 않으면 글을 쓰기 힘들기 때문이다. 재생되지 않는 영상을 보는 느낌이랄까? 미래에 글을 풀어쓸 나를 배려하여 글감을 적는 나의 배려는 필요하다. 어찌 되었든 종류별로 분류한 뒤 살펴보는 글감을 보면 너무 든든하다.
오늘은 어떤 생각을 꺼내어 풀어서 쓸지 생각하는 재미가 나름 쏠쏠하다. 글감이 떠오른 시점을 재생하며 당시 느낌을 작성하려고 노력한다. 메모가 적힌 때 들었던 호기심이나 느낀 점은 기록되는 순간 잊힌다. 하지만 기록을 하나의 글로 만들며 다시 내 것으로 만든다. 글감을 적으며 날렸던 기억을 다시 찾을 때의 감정은 마치 오랜만에 입는 바지 주머니에서 현금이 나오는 느낌과 같다. 머리를 쥐어 짜내어 완성한 한 편의 글을 보며 드는 성취감은 글감을 모으는 이유로 충분하다.
분명 글감을 모으는 데는 열심이다. 부끄럽게도 그에 비해 글로 풀어쓰는 경우가 많지 않다. 조금 핑계를 대자면 글을 쓰다 마는 경우도 왕왕 있고, 브런치 외 다른 플랫폼에 작성할 때도 있다. 물론 핑계일 뿐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글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봤다. 뻔한 다짐이지만 하루 생각을 정리하는 자세로 자리에 앉는 시간을 따로 빼 둘 생각이다. 그리고 글의 품질도 내려놓을 생각이다. 글을 잘 쓰고 싶은 부담이 오히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을 감퇴시킨다. 이러다 쌓아놓은 글감을 바라보는 시선이 짐이 될까 걱정된다. 아직은 쌓인 글감이 든든해 보이니 서둘러 실천에 옮겨야겠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더 좋아하고 싶어서 실험을 해봤다.
그랬더니 글감을 기록하는 시간이 늘었다.
'삶 속에서 글쓰기' 실험을 하며 얻은 결론 하나 - https://brunch.co.kr/@sapzape/14
'삶 속에서 글쓰기' 실험을 하며 얻은 결론 셋 - https://brunch.co.kr/@sapzape/17
'삶 속에서 글쓰기' 실험을 하며 얻은 결론 넷- https://brunch.co.kr/@sapzape/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