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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헌 Feb 22. 2019

내가 글을 캐는 방법

[2월미션] 글감을 찾아 글로 표현하는 과정

글쓰기는 생각 정리에 도움을 준다. 갈증이 해소되는 것이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진득하게 앉아 글로 풀어쓰다 보면 어느샌가 막힌 생각이 뻥 뚫리며 시원해진다. 살다 보면 다양한 환경을 마주하게 되고 새로운 고민과 생각이 찾아오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의 묘미를 알고 있다 보니 되도록 풀기 위해 기록해둔다. 나는 이것을 '글감'이라고 표현한다.


나는 정말로 의미 없는 생각이 아니라면 메모를 한다. 키워드만 적을 때도 있었고, 상세한 내용도 기록할 때도 있다. 문득 떠오른 값진 생각들을 흘려버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떠오르는 당시 생각을 정리하고 어느 정도 결론을 내릴 수는 있다. 하지만 메모는 기록되지만 내 기억은 얼마 안 되어 사라지기 때문에 더더욱 기록을 해야 한다. 작성한 메모를 모아서 분류하다 보면 동일한 주제에 대한 내용들이 일자별로 적혀있을 때가 있는데, 매번 같은 결론으로 마무리되지는 않지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심 주제라는 확신을 심어준다.


반복되는 주제를 찾아 정리한다. 중요하지 않다면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여 기록할 리 없다. 당시 머릿속에서 열띤 토론의 흔적이 묻어있는 내용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며 그 당시 내가 왜 이렇게 썼을지 추리해 본다. 내면의 나 자신이 원하는 해답을 찾기 위한 단서들을 하나씩 모아 새 종이 (혹은 메모 앱)에 정리한다. 정리한 내용들은 퍼즐 조각과 같다. 어제의 내가 고민했고, 오늘의 내가 고민한 그 주제를 알아낼 준비가 끝났다면 어떤 결론을 맺을지 기대하며 퍼즐 조각을 하나씩 끼워 맞추기 시작한다.


글쓰기를 통해 생각의 완성을 산출한다. 머릿속으로만 정리한 생각은 망각이라는 도둑에게 도둑맞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위에서 언급한 퍼즐 맞추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어느 날 맞춰진 퍼즐이 떨어져서 흩어졌다면 다시 쉽게 완성시킬 수 있을까? 완성된 퍼즐을 유지하기 위해 접착제로 붙인다던지, 퍼즐 조각 뒷면에 번호를 표시하여 구분할 수 있도록 하지 않는 이상 내가 봤던 완성된 그림을 다시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생각만으로 도달한 결론은 견고히 정립되기 힘들다.


최근 Notion 을 사용하여 글감 창고를 만들었다


글감 창고를 만들어 글감을 쌓아보자. 문제에 대해 생각한 수고스러운 기억의 대부분은 얼마 안 되어 사라지고 만다. 내면 속 열띤 토론 덕에 뜨거워진 머리가 아무 이유 없이 열을 낸 것이라면 억울하지 않겠는가. 넘쳐흐르도록 떠오르는 생각들을 나만의 글감 창고에 차곡차곡 모아보자. 그리고 바로 꺼내어 풀어써 보기도, 시간이 지나 숙성된 깊은 생각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무질서한 생각을 글로 풀어 교통정리를 해보는 것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은 떠오르는 생각 그대로를 글감 창고에 넣어보자. 넣고 버리는 것은 쉽지만 넣지 않고 보관하는 것은 어렵다. 생각에서 끝나지 않길 바란다면 나만의 '글감 창고'를 소유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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