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자본주의자 - 박혜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평생 살고 싶어.
은퇴나 시골 생활을 준비했던 것이 아니었다. 쓰기만 하고 살아도 될 만큼 돈을 모아둔 건 절대
아니었고, 그렇다고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 경제를 일궈보자는 거창한 목표도 없었다. 단지 우리는
전과 같은 모습으로 일하기 싫었다.
우리는 왜 실패에 그토록 상처 받고, 결과적으로 배우지 못하고 덮어두게 되는 걸까. 그것은 아마도
기대한 결과를 얻지 못해 실망하고, 남들에게 창피하고, 대가들은 노력이 헛수고가 됐다는 슬픔이나 분노 때문일 것이다.
가난에도 참을 수 있는 가난이 있고 참을 수 없는 가난이 있다. 이 시대가 겪고 있는 가난이 바로 참을 수 '없는' 가난이 아닐까 싶다. 가난이 한 인간의 자격과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인격적 모욕이 되어버렸다. 모든 경험과 물건에 돈의 가치가 매겨지는 순간 그 돈의 숫자는 냉혹한 평가의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