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라 Dec 10. 2023

올림픽 경기?  플라멩코 수업시간?

여러분 잘 들으리라, 나는 라떼 얘기를 하고 있는 거다.

지금의 상황이 아니다, 그리고 코로나를 거쳐 많이 달라진 것들도 많고 세월이 아주 많이 흘렀다.


옛날 얘기 다 쓰면, 최근에 스페인 다녀온 얘기

또 지금의 얘기를 할 꺼다.


스페인 사람들이 대부분일거라고 생각했던 플라멩코수업은

나의 예상과 달리 무척이나 다국적이었다.


지금이야  K팝이 글로벌한 인기를 끌고 있어서, 글로벌 팬들이 아이돌을 보러 한국에 오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2001년 그 당시만 해도  플라멩코라는 예술을 접하기 위해 이렇게나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이

스페인에 온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왔다.     


기타를 배우러 온 학생들중에는 플라멩코 기타 연주를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서 온 학생들도 많았지만,

자신의 나라에서 째즈나, 록 또는 클래식 전공자들이 기타연주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플라멩코 테크닉을 배우러 온 경우도 있었다. 짧게는 3달에서 1년 정도 체류기간등이 다양했는 데, 기타도 배우고 덤으로 좋은 날씨를 즐기러 온 것 같기도 했다.     


세월을 두고 지켜보니, 출신국가의 경제력에 따라서, 유학생들의 분포가 달라짐이 보였다.


월등히 일본학생들이 많았다. 세비야에선 어딜가나 일본인들을 보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특히 세비야에선 그랬다. 플라멩코 연수를 위해 알바를 한꺼번에 3-4개씩 했다는 친구도 있었고, 잘  다니던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도약를 위해 온 경우도 있고, 일본에서 플라멩코를 가르치며 더 실력을 쌓게 위해 오는 플라멩코 강사들도 많았다.


도쿄의 지하철역 하나마다 플라멩코 학원이 있다고 하니,

그 열기가 세비야까지 이어지는 듯 했다.      

일본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보니, 대부분의 수업에선 나혼자 한국인이었던 경우 많아서
사람들은 내가 일본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구지 입을 벌리지 않으면 외모가 비슷한 나를 한국인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어렸을 때 나는 일본패션에 취하여, 논노나 앙앙 잡지를 매월 사서, 그들의 패션을 따라하려고 시절이  있었다.


명동 한 복판에 일본관광객들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주문 하는 내게 직원이 일본어로 대응하기도 했고, 상점판매직원들은  이라쎄마세를 외치며 들어오라고 호객행위를 하는 일도 참 흔했다.


아~ 참 요즘엔 한국에서 중국관광객으로 종종 오해 받는다. 심지어 중국인들도 내게 대화를 시도한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항상 중국인들로 붐비는 데,

나도 그들이 중국인인지 한국인인지를 구분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 데, 그들의 입장에서도 그런가 보다.


 백화점 직원들이 내게 한결같이 중국어로 인사를 하면, 처음에는 그냥 또 그러네 하고 지나가다가.

한번은 "저 한국사람이에요" 라고 답하니,

넘 놀라면서 "아~ 고객님 죄송해요." 하는 것이었다.

뭐 죄송할 것 까지야 없지만,

나는 기회다 생각하고 "왜 제가 중국사람처럼 보여요?"

라고 물으니


"한국분들중에 고객님처럼 화려한 색을 입으시는 분들이 거의 없으시거든요" 하는 것이었다.

ㅋㅋㅋ 맞다 맞아. 그럴 수 있다. 나는 그야말로,

눈이 어지러운 투 머치 패션을 즐긴다.


이것은 나에게 일종의 색감놀이이기도 한데,

어떻게 색을 매치해서 입는 게 즐거운가를

매일 생각하다보면, 그 과정이 너무 즐겁다.

그런 나를 보는 반응은 다양한데, 그렇게 입으면 너랑 안다녀 부터 시작해서, 멀쩡한 성인이 그렇게 입으면 사람이 가벼워 보인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주 다양한 의견이 있다.


나도 너처럼 과감하게 입고 싶다.

내가 못입는 옷 대신 입어줘서 고마와. 등등

유튜버에게 대리먹방을 요청하듯이,  남들이 너무 튈까봐 안입는 옷들을 나는 슴없이 입으니 그들의 숨은 욕망을

내가 실현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뭐라고 남의 욕망을 실현주켜 주나?

내 맘가는 대로 입는 거다. ㅋㅋ 



난 두 의견의 극단을 즐겨가며, 온전히 나로  입는다.

내가 옷입는 스타일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언급하는 쪽은 주로 한국사람들이고, 스페인사람들은 자신들이 워낙 그렇게 입으니 오히려  내 감각을 더 칭찬한다.


내가 스페인에서 산 옷을 입고 있어도, 그 친구들은 이거 어디서 샀냐? 이거 한국에서 산 거냐?

자꾸 물어온다. 그래서, 스페인의 어느 매장에서 샀는 지를 알려줘서, 친구들이 따라 산 적도 많다.

내 입장에서  스페인에서 산 옷을 스페인친구들이 어디서 샀냐고 묻는 애매한 상황도  많은 데, 나도 그들이 착장한 그 무엇을 묻는 경우도 많으니 피차 일반이다.


내가 어떤 색의 옷을 입건 나는!

나는 토종 한국인!

태극기를 몸에 붙이고 다닐 수 도 없고, 일본인 같은 데

뭔가 좀 이상한 일본인으로 오해를 종종 받았다.


어쨌거나 나는 한국인이니까, 탈의실에서 대화를 나눌 때 스페인어를 쓰거나 영어를 썼는 데, 일본학생들이 그런 나를 자신들과는 대화를 섞지 않고, 외국인들과만 소통하는 얄미운 자국민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일본어라곤 “오하이오 고자미마스”, 아리가또 뭐 이런 수준이었는 데, 매일 듣다보니 내 입에서도 "오츠카레사마데시따"(=수고하셨습니다)가 나왔다.



일본유학생들은 주로 일본어로만 대화를 했다.그들이  일본어로만 대화하면 뭐 그런 가 부다하지, 그들의 대화에 낄 수 도 없고, 탈의실이란 곳은  다음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빨리 옷을 갈아입고 짐을 챙겨 나가야 하는 바쁜 공간이어서 간단한 인사말고는 많이 지체할 시간이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었다.

더구나 나는 무리지어 자신들만이 알아듣는 모국어로만 말하는 사람들은 웬지 별로였다.


그러다가, 헤레스(세비야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카디스의 도시)에서 열리는 페스티발을 보러, 일주일 간 수업에 결석을 한 적이 있었다. 그후로 수업에 다시 복귀했을 때, 그 일본학생 무리중 한 명이 나에게로 와서 빠른 일본어로 뭐라고 길게 얘기를 했는 데, 아마도 그동안 왜 안보였냐는 그런 질문으로 유추되었다. 나는 당연히 알아들을 수 없었고, 스페인어나 영어로 말해줄래? 라며 아주 천천히 얘기했다. 그리고, 어디서 나온 순발력인지,

나는 “와타시와 강꼬꾸 데스요”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제서야 그동안의 오해가 풀렸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아~ 너 한국사람이었구나”

하는 말과 함께 표정이 녹아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일본인이면서 외국에서 일본어를 안쓰려하는

그런 재수없는 인간으로 비추어졌던가 보다.

    

한번은 수업중에 선생님이 두 그룹으로 나눠서 춤을 추게 시켰는 데, 그때도 수업인원의  반이상을  일본인들이 차지했다.

그래서 선생님은 일본학생들과 나머지 국가로 그룹을 나누었는 데.


나야 뭐 일본사람이 아니니까, 일본 그룹 무리 쪽으로 가지 않았는 데, 선생님이 왜 너는 저쪽 무리로 안가?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며, 가라는 제스쳐를 했다.


저 일본사람아닌 데요. 이렇게 대답했지만,

그래도 그냥 일본학생들 그룹과 함께 하라고 했다.

그 선생에게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거기서 거기였다.

 내가 만약 재미교포였다면 상황은

진짜 어처구니가 없었을 것 같다.


여튼  바쁜 수업중에 주절주절 말하기도 그렇고, 기분 나쁜 추억중에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지금 같으면 너스레를 떨면서, 자연스럽게 일본친구들 그룹에 합류했을 수 도 있다.

"나 한국사람이지만, 옆나라 이웃나라 일본편에 함께 같이 하지요~ 뭐 " 이랬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그때는 그게 싫었다.


속으로 이런 무식한 선생같으니라고, 마구 외치면서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내 스페인어 실력은 어데데 하는 수준이어서 할 말은 있는 데,

하고 싶은 말을 바로 꺼내지 못하는 입의 속도가 느려서, 가슴이 답답한 시절이기도 했다.


일본친구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면,

어쩜 그렇게 정확하게 하는 지, 무리를 볼 때면

각을 맞춘 듯한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을 연상케 했다. 본국에서 플라멩코 기본을 잘 닦고 온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들이 플라멩코를 탐구하는 자세는 항상 오소독스해보였다.

한번은 일본친구의 싸빠테아도(zapateado.플라멩코의 발테크닉)을 모두 음표로 그린 악보를 보기도 했는 데, 참 대단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저게 오타쿠 정신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살짝 무서워지기도 한다. 집념의 플라멩코랄까나?     


많은 스페인 사람들이

“내게 왜 일본사람들은 그렇게 플라멩코에 열광하니?“

라는 질문을 했다.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걔들한테 물어보지, 왜 나한테 물어볼까?     

 

그때는 참 한국과 일본이 다르다는 것을 몰라도 너무나 모르는 것 같아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짜증이 났다.

지금은 그래도 한국와 일본 중국과 대만을 구분하지만, 그때만 해도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북한이냐 남한이냐를 묻던 시절이어서,

잘 되지도 않는 스페인어로 이걸 다 설명하려니

난 너무 벅찼다.


하지만,  외형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일단 그들을

대변하여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 질문을 너무나도 많이 받았기에.

나름 생각해 본 결론은

여튼 내 대답은 내 생각은 내 생각일 뿐이니,

별로 근거가 없는 의견일 수 있다.  


일본 특유의 ”혼내“라는 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안과 겉이 다른 모습을 보면, 그것이 그들의 문화라고 할 지라도 스스로도 답답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다. 너무 직설적이어서 남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면 문제가 될 수 도 있겠지만, Yes인지 No 인지 아니면 그렇다고 말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내가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내 속뜻은 다른 거 알지?‘ 이걸 유추해서 잘 알아서 받아들이라는 뜻인지.

 여튼 나랑은 안맞다. 웬지 그 일본사회안에서는 튀면 안될 것 같고, 집단문화에 거스르는 뭔가 억눌림에 대한 해방구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유추해본다.


세상에 많은 춤이 있지만, 있는 그대로를 뿜어내는 자유로움과 분출이 일본이 유독 플라멩코에 그렇게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뭐 아니면 말고.


나는 한국사람이다. 일본인이 플라멩코에 열광하는 이유를 분석하는 것은 스페인, 그대들의 몫이오.

괜히 옆나라 사람에게 자꾸 물어보지 마시라오.

나한테 자꾸 물어보면, 나는 내 의견을 얘기할 꺼야.

너네 한국과 일본이 역사를 통해서 안좋은 감정이 있다는 정도는 아니?

그러니까, 내 얘기 감안하고 들어.

내가 무슨 일본에 악의를 가진 사람으로 보일 수 있으나, 전혀 아니다.


역사는 역사고 친구는 친구이니깐.


북유럽 학생들도 그들의 인구에 비하면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플라멩코를 배우러 온다.

플라멩코도 플라멩코지만,

생각보다 자주  스페인 남부에 자주 들르는 것은

뜨거운 태양을 즐길 수 있는 날씨도 한몫하는 것 같았다.


5월에는 해변에 가기에 많이 이르다 싶지만, 추운나라에서 온 친구들은  날씨만 좋으면 하루라도 빨리 해변에 가고 싶어한다.     

굳이 해변에 가지 않아도, 평소에도 얼굴이 그을려 지는 데, 나는 해변에 얼룩지러 가는 게 이해가 안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입장에서는  맘껏 부족한 태양을 쬐고,  물가도 저렴한 나라에서 꿩도 먹고 알도 먹는 행복한 경험을 마구 하고 있었다.   북유럽 학생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플라멩코 유학비를 정부에서 지원받아 왔다고 하는 경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그 학생이 예술에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지원하여 받는 그런 장학금이 있는 것 같다. 부러웠다.


유럽학생들이 많은 이유중의 하나는 딱히 비자가 없어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점이 안달루시아행을 자유롭게 하는 데 한몫한다.  크리스마스시즌이 되면 유럽학생들은 어김없이 가족과 함께 하러  본국에도 가뿐하게 다녀온다. 가까운 게 좋긴 좋구나. 나는 격년 아니 몇 년에 한번 씩밖에 못갔는 데 말이다.

또 유럽학생들은 첨에는 스페인어를 못하다가도 조금만 지나면 금방 익혀서 스페인어로 소통하는 데, 거의 문제가 없게 되는 데, 이것도 좀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한참 언어로 고생할 때, 어학원에서 같은반 독일학생에게 물은 적이 있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받아들이냐고, 그랬더니 학교에서 라틴어를 배웠다는 거다. 스페인어가 라틴어에 뿌리를 둔 언어라 라틴어를 알면 특히 어휘에 있어서는 많이 비슷하여 득을 많이 보는 것 같다.

플라멩코를 배우는 데 스페인어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물론 몰라도 배울 수 있지만, 알면 그만큼 받아들이는 깊이가 넓어진다.


플라멩코처럼 민속문화에서 발전되어 그 지역문화를  담은 예술의 경우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플라멩코 노래 이것을 ‘깐떼‘ 라고 하는 데, 깐떼는 그 가사가 안달루시아 사투리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 판소리가 전라도 사투리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억양에 스며든 스페인남부 사투리를 보면 스스로를 보면  웃음이 지어지기도 하다. 스페인어로 처음 말하고 배운 것이 사투리였으니, 어쩜 넘 당연한 결과였다.


미국학생들은 땅덩어리가 넓어서 인지  서로 다른 주에서 온 경우,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 마냥 인사하는 것도 재밌게 보였다.  스페인에서 와서야, 서로 어디서 왔냐며 반기는 모습은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사는 한국에서 온 나에게는 무척 신기했다.


나는 뉴욕에서 왔어. 나는 플로리다 나는 미네소타. 난 칸사스시티 샌프란시스코 기타등등

얘기를 들어보면, 플라멩코가 흥하고 있는 곳도 있고, 플라멩코의 불모지 같은 곳으로 여겨지는 주도 있는 것 같다. 미국은 멜팅포트라는 말 답게 미국에서 온 다양한 나라 출신들을 봤다. 한가지 의아했던 점은 미국에서 온 중남미 사람들이 영어로만 소통하는 것을 경험한 사실이다. 그중에는 재미교포 2세여서 그들은 스페인어가 어눌해서 그럴 수 도 있었지만, 중남미에 살다가 미국으로 건너간 지 얼마 안된 사람들이  스페인어를 잘함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에 와서 영어만을  쓰려고 하거나, 유독 자신이 미국출신이라는 것을 강조하면,

과연 저러고 싶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스페인에서 스페인어가 너무나 당연한

환경에서  말이다.

내가 스페인에서 10년을 거주했다고 해서,

누가 나에게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보면

한국사람이라고 대답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들의 본국이 그들에게 어떤 느낌을 주기에 자신은 중남미가 아니라, 비교적 짧은 미국체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하는 걸까?     


본토 중남미 학생들도 눈에 띄였다.

나는 그때까지 중남미의 많은 국가들을 구분하지 못했다.

중남미친구들은 친절했다.

나의 느린 스페인어를  끝까지 듣고 반응해줘서 고마웠다.

중남미 친구들은 그들끼리 무슨 자석이 있는 듯이 서로 금방 친해지는 것을 보았다. 서로 다른 나라지만,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중남미에서 온 학생들은 대부분 예산이 빠듯해보였다. 여유가 있어 보이는 학생들은 소수였다.  비자를 받는 것이 어려워서, 스페인 유학을 오기까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까지 해서 플라멩코를 배우고 싶은 그들의 간절함은 무엇이었을까?     


스페인학생들도 수업에 많이 있다.  아침과 저녁에 주로 이뤄지는 클래스는 프로페셔널이 되려고 하는 경우가 많고, 저녁시간대의 초보자만을 위한 클래스는 일을 끝내고 취미로 배우는 사람들이 주로 온다.

여름휴가철이면, 세비야가 아닌 다른 지방에서 하계 스페셜 코스를 들으러 오는 작정하고 오는 경우도 많다.세비야의 여름은 평균기온이  40도가 넘어서, 여름휴가겸 연수를 세비야로 오는 것은 피서라기 보다는 큰 결심을 하고 오는 것인데, 그래도 1시간 반만 가면 해변이 있으니까더워도 그들 입장에서는 꿩도 먹고 알도 먹는 그럴듯한 휴가인 셈이다. 여름에 올 경우는 대부분 휴가겸 연수겸이다. 유럽사람들 대부분 휴가가 30일정도 되는 지, 한 달 정도  알차게 플라멩코도 배우고,해변에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쇼핑도 하고,휴가다운 휴가를 즐기고 돌아간다.

   

타지역 스페인사람들은 안달루시아 문화에 대해서는 기꺼이 즐긴다. 스페인이라는 한 나라안에서 타지역 사람들이 외국사람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내가 강원도나 부산을 간다고 해서, 그렇게 까지 이색적인 생각은 하지 않을 텐데 말이다. 지역마다 문화의 차이가 큼을 이해하기 전이기도 했다.


스페인안의 타지역에서   플라멩코를 접할 수 는 있지만, 플라멩코를 하는 사람이라면 안달루시아는 꼭 한번은 경험해야 할 그 무엇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테크닉이야,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이렇게 저렇게 다 얻을 수 있지만, 역시 플라멩코의 찐은 스페인남부니까 말이다.

프로페셔널로 이미 활동하는 경우도 더 연마하기 위해 다른 선생의 수업을 듣기도 한다.

이미 자신의 세계가 구축되어 있어도, 새로운 스타일이나 부족한 부분 그리고 마스터 클래스는 언제 들어도 진귀한 경험이니까, 계속 배움을 멈추지 않는 자세 또한 아름답다.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는 이 예술 그 안에서 만났던 다양한 사람들, 모두 지금은 어떤 플라멩코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플라멩코 왜 하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