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브 까이유보트, Paris;A rainy day
배우 하정우를 좋아한다. 그의 필모그래프 작품들은 빠짐없이 챙겨보는 빅팬인데 몇년 전 '의뢰인'이라는 영화를 참 흥미롭게 보았다. 그 영화를 소개할 때 '한국의 프라이멀 피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는데, 호기심이 발동하여 헐리우드 원작을 바로 찾아 보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의 관람이나 독서에 무척 흥미를 느끼는 까닭에, 그 무렵 리처드 기어 주연의 다소 오래된 이 법정 스릴러 영화(프라이멀 피어,1996년작품)를 몰입해서 보던 기억이 난다.
한국의 프라이멀 피어라는 평을 받은 '의뢰인'
한참을 집중해서 보다가 영화 속 변호사 사무실 벽면에 구스타브 까이유보트의 < Paris; A rainy day, c. 1877,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 작품이 걸려 있는 걸 발견했다.
자신의 의뢰인을 변호하기위한 치열한 법정 공방속에 깜짝 등장한 이 아리따운 그림이란! 내가 참 오랜동안 애정하고 있는 그림이었는데, 순간 집중력이 흐려졌다. 영화 속에 소품으로 등장하는 예술작품을 재발견하며 이야기속에 이야기를 끌어내는 작업, 나만의 은밀한 즐거움 중에 하나가 아닐 수 없다.
한치의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영화임이 분명했는데, 순간 분위기가 이완되면서 나의 생각은 이미 삼천포로 빠져버렸다. (이를 어쩌지!)
구스타브 까이유보트, 비오는 날 파리 거리, 습작
미술계의 이단아로 취급되었던 인상주의가 태동하며 자리를 잡기까지 여러 사람들의 수고와 분투가 있었다. 그 배후에서 재정적인 후원을 결코 마다하지 않던 타고난 파리의 신사, 구스타브 까이유 보트 아저씨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는 정원가이자 화가였던 그의 작품, 작품들을 보면 여러 생각이 든다.
날 때부터 금수저였던 그의 그림 속에는 파리지엥 특유의 여유가 묻어난다. 특히 발코니에서 밖을 바라보는 무심한 시선과 사유를 예전부터 참 좋아했다. 도시 가로수의 울창한 나뭇잎들이 주변의 평범한 사물들과 조화를 이루는 반짝이는 오후의 한 순간, 비오는 파리의 낭만을 참 잘 표현했다.
이하, 내가 오래전에 이 그림 감상하면서 지었던 영시.
Upon the earth, and beneath the heavens, All the things are renovated as they clothe themselves in their best . . . . Carving the moment for a lovely memory, i shall give life here my best ! by sarah
파리, 비오는 날 습작과 완성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