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댕과 만나는 이 시간

Musée Rodin 로댕 미술관 산책...

by Sarah Kim

우리들이 예술가에 대해 진실로 감사해야 할 것은 우리들 자신이 볼 수 있는 하나의 세계를 넘어서

세상에 존재하는 예술가의 수 만큼 세계를 볼 수 있다는 그 점에 있다. 마르셀 프루스트

드디어 로댕과 다시 만나는 시간입니다. 로댕 정원과 뮤지엄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리노베이션 기간이라 할인 적용이 되었지만 메인 홀은 클로징했습니다. 가던 날이 장날이란 말은 늘 우리 일상에 적용 되지요. ㅠㅠ


로댕이 남긴 글들을 찬찬히 읽으면서 한 예술가의 생각과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 이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미켈란 젤로만큼이나 시대를 초월한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 그리고 한 때 그의 사랑이었던 여류 조각가 '까미유 클로델' 요즘 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두 예술가 입니다. 이별하기 전 서로의 얼굴을 조각했다던 각각의 두 작품은 아쉽게도 이번엔 못봤네요.

로댕은 정부의 미술관 건립 허가가 나기전 까미유 클로델을 위한 전시방도 따로 만들러 달라 요청을 했을 만큼 그녀의 재능에 대한 찬사를 끝까지 놓치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가 생을 마감하기 1년 전 그의 모든 작품을 정부에 기부하고 그가 살던 호텔이 지금의 로댕 미술관으로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되지요. (파리지엥에게 로댕 뮤지엄이라고 말하면 절대 못 알아 듣더라고요. 불어로는 호당 뮤제 입니다 ^^)

로코코 양식의 운치 있고 아름다운 저택에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였던 앙리 마티스, 이사도라 던컨,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머물렀다고 하니 더욱 남달리 느껴지기도 했답니다.앗, 시선을 돌리면 바로 나폴레옹의 유해가 안치된 엥발리드의 지붕이 보입니다. 여기는 그의 작품들이 여전히 숨 쉬고 있는 '로댕 조각공원'입니다.


공원에 있던 작은 연못 그리고 그 안의 '우골리노' 지옥문의 일부 작품
엥발리드 지붕과 파란 하늘

작품 하나 하나마다 한 예술가의 열정과 혼이 서려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조각품 가까이 가서 보면 사실적인 묘사에 사뭇 놀라게 되지요. 초등학교 미술책에서도 볼 수 있던 그 유명한 '지옥의 문' 칼레의 시민' '키스' 물론 그중에서 단연 으뜸으로 좋았던 건 정원 초입구에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The Pensevr 생각하는 사람' 이었습니다.


예전에 흥미롭게 읽었던 로댕의 일화가 갑자기 떠오릅니다. 프랑스 국립 미술전문학교에 3년 동안 낙방한 그는 호구 지책으로 은세공을 하며 지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한 동료로 부터 충고를 듣습니다. " 눈에 보이는 나뭇잎만 만들려 하지 말로 내면을 보라!" 고.... 친구의 충고를 받아들인 로댕은 그 말대로 작업에 몰두했고 그 때부터 나뭇잎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 보였다는 이야기였지요. 로댕은 그 날 이후 눈에 보이는 '표피적' 인 것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것을 탐색하며 다작의 예술가가 되었고, 그의 작품들은 지금까지 수많은 이에게 영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네요. 로댕의 조각들을 보면서 당신은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따스한 햇살과 바람이 너무 좋아 조각상 옆 벤치에서 앉아 있노라니 시간이 한참이나 흘렀지요.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 여기 저기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해보면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사물을 낯설게 바라보는 것이 요즘 저의 키워드 인지라, 스스로 그런 노력을 해보게 되네요. 건물 내 전시회장에 있던 '키스' 작품 역시 아름답고 숭고함이 절로 묻어났지요. 카미유와의 만남과 그 사랑의 경험은 조각가였던 로댕에게 새로운 표현양식을 불러 일으켰다죠. 남성과 여성의 정열적인 사랑의 묘사가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을까. 고개를 끄덕끄덕 해보게 됩니다. (사실 '지옥문' 에 키스작품을 포함시키려 했으나 그 아름다운 감성이 지옥의 문 취지와 전혀 맞지 않아 뺐다고 들었습니다)

세 망령(지옥문의 일부작품)과 칼레의 시민
키스

'지옥문'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참 맘에 와닿았던 기억이 납니다. 조각공원에 있는 독립상들 -생각하는 사람, 세 망령, 우골리노등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작품의 원조는 다 지옥문에 있는 갖가지 조각상들이었죠. 로댕이 40년의 노력을 쏟아 부은 이 작픔은 아직도 미완성입니다.

단테의 <신곡>에 심취한 로댕이 그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만든 대작. 지옥에 방문한 단테가 인간 군상의 처절한 고통을 내려다 보며 고뇌에 빠진 초상이 바로 지옥문 팀파늄에 앉아 있는 '생각하는 사람'이었고요~ 그런데 그게 후에 그의 이름을 가장 빛내준 ' 불후의 명작'이 되었네요.

아직도 미완성인 '지옥문'
여러 각도에서 감상해본 '생각하는 사람' 역시 지옥문의 일부 작품

이렇게 멋진 조각들을 감상하고 나서는, 작은 연못 앞에서 책을 읽어도 좋습니다. 다시 지루해지면 테라스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상쾌함을 더할 수 있고요...한 낮의 정원 안 내 시야에 들어온 모든 풍경은 영화의 한 장면과 바로 오버랩 되더군요. Midnight in paris 를 자세히 보았다면 이 비슷한 풍경이 묘사되었다는 걸 기억해낼 수 있을 거에요.

힘이 넘치며 인간의 다양한 감정이 살아있는 그의 다작의 작품을 하나하나 살펴보노라면 시간이 어찌 흘러가는 지 모릅니다. 하늘이 맑고 청명한 날. 장미가 피는 계절에 가면 더 좋아요. 로댕과 까미유. 두 연인의 '사랑과 증오' 이야기를 알고 그들의 조각을 감상한다면, 각각의 작품들이 더 많은 이야기들을 당신에게 말해줄 수 있을 거에요. by Sar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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