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fidence is the best accessory!
자신감이 최고의 액세서리다!
파리에 가면 시청 앞 BHV마레 백화점에 꼭 들른다. 라이프 스타일 백화점인 BHV 마레는 좌로는 퐁피두 센터가 우로는 마레지구로 연결되는 파리지앵의 핫플레이스다. 무엇보다 좋은 건 파리 시청이 한눈에 보이는 멋진 전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날이 좋은 날 나이키 매장에서 스커트를 하나 샀다. 피팅룸에 들어가니 거울 하나 가득 아기자기한 레터링들이 춤을 추는 듯했다. 오랜만에 맥북을 열고 사진첩들을 꺼내보며 글을 쓴다. Serendipity를 다시 믿어보기로 한 날!
Just Do It
오랫동안 사랑을 듬뿍 받아온 브랜드 나이키 NIKE 로고와 광고 카피는 지구인이라면 누구든 기억할 것이다. 한번 봐도 딱 봐도 곧바로 알 수 있는 나이키 로고의 기원을 추적하려면 흠, 파리 루브르 박물관으로 가면 된다! NIKE 조각상 앞으로!
나이키 로고의 영감이 된 승리의 여신 니케의 날개
세계 최고의 박물관 중의 하나인 루브르 박물관, 파리에 꼭 가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루브르가 거기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파리의 수많은 작고 아기자기한 뮤지엄들과는 다르게, 파리 방어 요새로 지어진 역사를 간직하는 것만큼 그 위풍당당한 외관이 절로 경탄을 자아낸다. 길이 1.5km의 방대한 규모의 이 루브르 박물관은 '인류 문화유산의 보고'답게 약 37만 점에 달하는 빼어난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동쪽 센 강변에 위치한 드농관, 가운데 ㅁ자 모양의 쉴리관, 그리고 드농관과 마주 보는 리슐리 외관 총 세 동으로 이루어져 있고, 센 강을 가로질러 다리 위를 걷다 보면 어느새 오르세 미술관에 다다른다.
밤이 되면 더욱 화려한 빛을 내뿜는 루브르 박물관
하루 종일 돌아도 그 작품을 다 헤이기 힘들어 웬만한 강체력을 지녔다 해도 See you next time! 다음 기회를 기약하면서 박물관 출구로 빠져나오기 일쑤다.
Amis du Louvre 루브르의 친구들이라는 박물관 멤버십에 가입하면 1년 동안 자유롭게 루브르를 드나들 수 있는 특권도 얻을 수 있다. 살아생전 그 호사스러운 일상을 보내 보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라면 너무 큰 소망일까?
한밤 중의 루브르를 그야말로 '이 도시의 반짝이는 별'로 만들어 버리는 유리 피라미드 앞에 선다.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인 이오 밍 페이 작품이다. 1988년 고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루브르를 전에 없이 위대한 박물관으로 만들겠다는 '그랑 루브르' 그 야심 찬 계획 아래,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출입구를 이 유리 피라미드 아래 하나로 모은다. 유리 피라미드 입구에는 매일같이 전 세계에서 방문한 여행객들로 장사진을 이루며, 그 줄이 짧아 지기까지는 두세 시간을 족히 기다려야 할 때가 비일비재하다.
좌우지간 이 도시의 반짝이는 별인 유리 피라미드를 통과해 루브르 박물관으로 들어서면 루브르의 가장 인기 스타인 모나리자 브로마이드가 제일 먼저 우리를 반긴다. 서둘러 드농관 1층 계단을 오르려던 찰나, 계단 위에서 관객들을 압도하는 거대한 조각품이 하나 있으니, 바로, 승리의 여신; 니케, 정식명칭은 '사모트라케 섬의 니케'이다.
헬레니즘 시대의 대표적인 그리스 조각으로서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승리의 여신인 니케를 묘사한 작품이다. 승리의 여신은 늘 신화를 배경으로 한 그림 속 조연으로 등장하곤 하는데 루브르의 이 대형 조각은 승리의 여신이 단독 주인공인 단연 최고의 작품이다고 볼 수 있다. 150여 년 전 아테네 에게해, 사모트라케 섬에서 150m에 달하는 허리, 몸통, 가슴, 날개 조각상 파편이 발견되었다. 밀로의 비너스상이 밀로스 섬에서 발견되어 이름이 붙여진 것처럼, 사모트라케의 니케도 같은 경우다. 발견 당시엔 형채를 알 수 없는 파편 덩어리에 불과했는데 루브르의 복원 작업 큐레이터들의 15년간의 협업으로 1879년 이곳 루브르 박물관에서 첫 전시에 이르게 된 것이다.
드농관 1층 회화실을 들어가기 전 난간에서 Zoom In
머리와 팔은 손상된 그대로 신비감을 유지하면서 왼쪽 날개와 오른쪽 가슴 부분만을 석고로 본떠 현재 우리를 감동시키는 위대한 조각품인 바로 '승리의 여신'으로 재탄생된 것이다. 지중해의 부드러운 바람을 마주하며 뱃머리 끝에 아름답고 우아한 날개를 펴고 착지하는 여신을 마주하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역동적이고 힘이 넘치는 모습을 한참이나 넋을 잃고 바라보있다. 허리엔 두꺼운 천으로 둘러 쌓여 있고, 가슴 밑부분은 얇고 하늘거리는 천이 휘감고 있는데 여신의 몸을 감싸는 옷의 드레이프가 아주 정교하고 멋지다.
어디에서건 자신만의 작은 발견들로 알알이 엮은 기억의 진주알들을 간직하는 사람은 인생이 결코 지루하거나 냉소적으로 될 틈이 없을 것이다. 일단 꿰기 시작하면 나만의 귀한 보물이 될 수 있으니까. 모든 뮤지엄들은 저 마다 소장된 작품들의 숨은 이야기들로 차고 넘친다. 이야기가 있는 건 모두 작품이 된다. 당신도 나도 각자 인생에서 만큼은 소중한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지 않는가! 작품마다, 사람마다 그 살아온 배경은 저마다 다르지만 지나온 길을 온몸으로 감싸 안을 때 우리의 인생은 한결 더 다채롭고 풍요로워진다.
기원전 어느 누군가의 작품 파편들을 모아 이렇게 신비롭고 아름다운 조각으로 재탄생시킨 루브르의 솜씨는 말해 모해. 심장이 두근거릴 만큼 탁월하다. 루브르를 방문할 때마다 더 새로운 시각으로 한 작품 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세계 문화 시민으로서 참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승리의 여신 니케의 날개에 영감을 받은 나이키의 로고 스우시 Swoosh는 브랜드 가치가 85억 달러에 이른다는데... 그 원형을 마음껏 볼 수 있었던 날은 십수 년 만에 찾아온 한파에 파리 시내가 꽁꽁 얼었던 아주 추운 날이었다. By Sara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