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화가의 시간을 산책하다.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 – 천재의 시간 속을 산책하다
#S. 낯선 도시의 좁은 골목길
굽이굽이 미로 같은 길을 걷다 보면, 마치 누군가의 오래된 이야기를 뒤따라가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무심히 밟은 돌바닥 위엔 수많은 발자국과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고, 처음인데 왠지 예전에 한 번쯤 와본 것 같은 익숙한 착각이 든다. 그러다 문득, 그동안 놓치고 지나쳤던 일상의 아름다움이 눈앞에 펼쳐진다. 새로운 장소에서 우리는 묘하게도, 평소에 보지 못했던 일상의 행복을 다시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여행이 주는 힘이 아닐까 싶다.
바르셀로나의 고딕 지구. 힙한 그 골목을 걸으니, 시간 속을 뚜벅뚜벅 걷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돌바닥이 사각사각 구두소리를 담아내고, 회색 벽엔 햇살이 조용히 앉는다.
그 길 끝 어딘가에서 피카소 미술관을 만났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깊은 이야기를 품은 얼굴로.
피카소 미술관은 다섯 채의 고딕 건물을 이어 만든 특별한 공간이다. 복잡하게 얽힌 계단과 복도, 햇살이 스며드는 중정까지. 이 모든 길이, 피카소의 삶처럼 단순하지 않다. 대신 진짜다. 그가 어떤 시간을 걸어왔는지를, 이곳은 고스란히 말해준다. 그림뿐 아니라, 마음을 들여다보는 공간. 파리의 피카소 미술관과는 다르게, 그의 삶이 느껴졌다.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에서 만나는 피카소는 좀 달랐다. 우리가 흔히 아는 입체파의 천재 이전의 모습이었으니까. 청색시대의 외로운 인물들, 어린 시절의 연필 드로잉, 그리고 친구의 죽음을 그린 애절한 자화상까지. 그것들은 예술 작품이기 전에, ‘살아낸 감정의 기록’처럼 느껴진다.
피카소가 특별한 이유는 ‘형태를 부수어서 새롭게 만든 것’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실패와 좌절 앞에 진심으로 슬퍼했고, 외로웠으며, 끝없이 의심하고 또 사랑했다. 그 감정들이 붓을 타고 그림이 된 것이다.
예술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니까!
피카소 미술관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라스 메니나스> 시리즈. 고전 화가 벨라스케스의 명작을 해체하고 재해석한 이 연작은 피카소가 예술과 대화하는 방식 그대로를 보여준다. 우리가 보던 전혀 다른 방식으로. 더 낯설지만, 더 가까운 방식으로. 예술은 그렇게 완성되는 게 아니라, 계속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피카소는 끝없이 바꿨고, 망설였고, 그럼에도 계속 그렸다. 마치 우리가 매일 삶을 살아내듯이.
나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지 않는다.
내가 느낀 대로 그린다.
혁명 같은 위대한 예술가, 피카소의 생각은 내게 언제나 인사이트를 준다.
피카소에게 배우는 2025 인생 꿀 팁
1. 계속 그려라.
피카소는 91세까지 붓을 놓지 않았다. “영감은 일할 때 찾아온다”는 그의 말처럼, 생각보다 중요한 건 ‘시작’이고, 그다음은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기’다.
2. 어제를 부수는 데 주저하지 마라.
그는 한 번도 같은 그림에 머물지 않았다. 어제의 나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자신을 해체하고 재조립했다. 인생도 마찬가지. 어제의 나를 어엿하게 무너뜨릴 수 있는 용기,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거기서 진정한 성장이 시작되니까!
3. 사랑하되,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할 것.
피카소는 바람둥이? 그는 수많은 사랑을 했지만, 그 안에서도 결코 자기 목소리를 잃지 않았다. 관계 속에서조차 나다움을 지키는 법. 그것이 그를 예술가로 살게 한 핵심이었다.
4. 유머를 잃지 말 것.
그의 그림은 진지하면서도 위트가 있다. 진지함만으론 삶이 버거울 때가 많으니까! 가끔은 가벼운 낙서를 하듯, 틀려도 웃으며 다시 그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5. 내 안의 아이를 그대로 둘 것.
“나는 어린 시절처럼 그리기 위해 평생을 썼다.”
피카소에게 창조성은, 이성보다 본능에 가까웠다. 계산하지 않는 자유로움, 그것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재능일지도 모른다.
삶은 잘 그리는 것이 아니라, 계속 그려가는 것이다. 그냥 계속! 선을 삐뚤게 긋더라도, 색이 번지더라도. 맘에 쏙 드는 구림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피카소는 말한다. “예술은 인생을 지우지 않고 덧칠하는 방식이다.” 우리의 오늘도, 다시 덧칠해 가면 된다. 틀려도 괜찮아.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