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예측 가능한 진부함을 뛰어넘어, 팝아트
퐁피두 센터, 앤디 워홀 방에서
예술과 생활이 곧 다르지 않다.
현실이 곧 예술이고 예술이 곧 현실이다.
캠벨 수프를 먹으면 현실이고
캠벨 수프를 그림으로 그려서 벽에 걸어두면
예술이다. by 앤디 워홀
직장 근처 단골 카페, 앤디워홀의 마릴린 먼로 실크 스크린 연작이 홀을 가득 밝혀주어 시간이 날 때마다 즐겨찾는 나만의 아지트
파리 퐁피두 센터 현대미술관, 재클린 케네디, 앤디워홀I do the same thing everyday. I go to work and paint. I try to turn out as many pictures as I can. Business art is the step that comes after Art. I started as a commercial artist, and I want to finish as a business artist. My idea of a good picture is one that's in focus and of a famous person. Andy Warhol
나는 매일 같은 일을 한다.
나는 일터로 가서 그림을 그린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많은 그림들을 생산하려고 노력한다.
상업 예술은 예술의 발전에서 나타나는 단계이다. 나는 상업 예술가로 나의 경력을 시작하였고,
상업 예술가로 경력을 마치기를 원한다.
훌륭한 그림을 그리는 나의 아이디어는
유명한 사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퐁피두센터 5층에서 바라본 파리 시내 풍경
전망대같은 옥외에 전시된 조각작품
팝아트 방으로 향하는 복도, 이브 클레인의 블루인간사회의 모든 역사가 말해 주듯, 한 시대가 끝나고 전환기를 맞이 할 때, 그 배후엔 반드시 혁명의 자식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의 옳고 그름에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데, 제가 항상 흥미를 느끼는 대목은 ‘발상의 전환’을 일으키며 전면에 서 있는 바로 '그 사람'입니다.
Andy Warhol 앤디 워홀. 상업예술의 선구자이자 팝아트의 대가.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아주 다양합니다. 앤디를 평가하는 자리엔 늘 이슈가 따르며 사람들을 자극해왔죠. 당신은 그런 앤디 워홀의 작품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공장에서 이제 막 찍어낸 것 같은
포스터가 예술이 된다고요?
퐁피두 센터, 현대 미술관 앤디워홀 방1940년대 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사람들은 이제 유럽의 시대가 끝났음을 직감합니다. 저마다 아메리카 드림을 이루기 위해 뉴욕, 뉴욕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것도 바로 그 무렵이지요. 예술은 분명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기 때문에 많은 예술가들도 파리에서 뉴욕으로 그 보금자리를 옮깁니다. 어느새 뉴욕 소호는 말 그대로 제2의 몽마르트르라는 별명을 얻고 현대 미술의 핫 플레이스로 급부상합니다.
팝아트(Pop Art)는 1950년대부터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에서 주로 나타난 예술 양식입니다. 팝아트는 '통속적, 일시적, 소비적이며 값싸고. 대량 생산적이며, 재치 있고, 관능적이고, 선동적이고, 활기차고, 대기업적인 미술 양식'이라는 영국 팝아티스트 해밀턴은 말했죠.
앤디워홀 이전 미국 미술계의 슈퍼스타였던 잭슨폴락의 작품들
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예술가, 마크 로스코의 작품 (왼쪽)냉전시대 미국의 자유주의와 힘을 대변한 잭슨 폴락의 추상미술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예술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고 재밌는 작품들이었죠. 앤디 워홀의 작품들은요... 상업광고와 대량 소비물품, 만화 등을 작품에 인용해서 동시대 사람들의 스펙터클한 시선을 끌었습니다. 60년대 집집마다 TV가 들어오게 되면서 누구나 대중문화를 손쉽게 접할 수 있었고, 젊은이들의 경제적 독립은 미국을 소비사회로 이끌어 팝아트가 급부상한 배경이 되었던 거죠.
만화기법으로 유명한 또 한명의 팝아티스트, 리히텐 슈타인유명인사들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해 기계처럼 똑같이 찍어낸 실크스크린 작품에서 어떤 독창성이나 아름다움이 느껴지시나요? 어느 고매한 정신을 가진 예술가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예술인의 초상을 만납니다. 그렇지만 앤디 워홀은 애초부터 그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한참 멀지요. 예술이 갖고 있는 고리타분한
철학을 완전히 깨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데 가히 성공을 이루었지요. 모마에서 만난 마를린 몬로 작품을 보고 어찌나 반갑단지!
미국문화가 유명인사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일찌감치 깨달은 앤디워홀은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작품을 찍어냅니다.자신의 작품 공간을 팩토리, 공장이라고 칭하며 똑같은 판화를 찍어내는 데 직원까지 고용해서 예술을 생산해 낸 장본인이니까요. 공장에서 막 찍어낸 코카콜라나 캠벨 수프처럼 예술을 대량 생산하면서 일상적인 사물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었던 겁니다. 당시 어느 누가 상품의 이미지나 스타 이미지를 복제해 예술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겠어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을 작품에 드러내고자 했던 그에게 있어 어린 시절부터 줄곧 먹어왔던 캠벨 수프 캔은 분명 어렵지 않은 작품 소재였을 거예요. 프랑스의 샤르댕이 진부한 일상의 정물을 빛나는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켰던 것처럼, 현대의 일상에 색과 이야기를 입힌 거죠.
어제처럼 평범한 오늘 이언정, 앤디의 눈에는 섬광처럼 띄었을 그 흔하디 흔한 수프 깡통...
MOMA, 캠벨수프 깡통, 앤디워홀매일매일의 일상 속에서 볼 수 있는 상품이나 스타의 이미지들에 대한 새로운 그 발견들이 제게도 크고 작은 영감을 주곤 합니다. 돈과 명예만을 좇은 상업 예술가, 성공한 사업가등 동전의 양면 같은 꼬리표가 따라다니지만 생활과 구별할 수 없는 미술을 창조해 내고자 했던 팝 미술가의 재능과 선견지명에는 머리를 끄덕끄덕 해보게 되는 것이지요. 앤디 워홀 이후로 우리는 무엇이든지 미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게 된 셈이니까요. 놀라운 발상의 전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생활이 곧 예술이고, 예술이 곧 생활이다.
플라워 실크스크린 작품과 앤디워홀앤디는 늘 스타를 동경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앤디가 유명인의 실제 모습을 보고 작품을 한 것이 아니라, 대중에게 친숙한 스타의 사진을 실크 스크린으로 다시 복제를 했다는 점입니다. 앤디 워홀의 관심은 스타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 대중매체로 인해 가공된 스타의 이미지였습니다. 그 이미지를 반복 나열하여 인물의 개성과 감동은 제거하고 냉담하고 무감각한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 그의 콘셉트이었지요.
2015년 헤세와 그림들 전에서 보았던 앤디워홀 작품파리, 현대미술관 팝아트 앤디 워홀의 작품을 보며, 여러 가지 기분 좋은 상념에 빠져 들었습니다. 아직도 계속 틈틈이 공부하고 싶은 이유이고요. 샤를 드골 공항에 또 발을 밟던 어느 날. 파리 대학에서 현대미술을 공부하는 이탈리안, 줄리라는 이름을 가진 친구를 만났습니다. 1년 뒤 대학 졸업 후엔 석사학위를 위해 캐나다로 간다고 했었죠. 그녀의 친절과 우정으로 인해 제 여행 색깔은 파스텔톤으로 한층 더 밝아질 수 있었죠. Thank you Julie!
그때는 현대 미술보다는 인상주의를 비롯한 19세기 미술에 꽂혀있었는데 connect the dots이라고 의미를 부여해 볼 수 있을까요? 이제는 현대미술의 본거지 뉴욕의 MOMA라는 말만 들어도 심쿵 합니다. 앤디 워홀이 인터뷰에서 남긴 인상적인 말들을 필사해 두었는데 그대로 옮겨보며 글을 맺습니다.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으며 by Sarah
퐁피두 센터, 파울 쿨레 특별전 전시 배너They always say time changes things, but you actually have to change them yourself.
사람들은 시간이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고
말하고는 한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들은
그들 자신에 의해 변화한다.
People need to be made more aware of
the need to work at learning how to live
because life is so quick
and sometimes it goes away too quickly.
사람들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배우는 것의 필요성에 대해 더 많이 깨달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인생은 빠르게 지나가고 때때로
매우 빨리 지나가기 때문이다.
Isn't life a series of images that change
as they repeat themselves?
인생은 그들 자신의 변화하는 모습을 되풀이하여 보여주는 시리즈의 연속물이 아닌가?
봄날의 기운이 가득한 미술관 주변 풍경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