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니 뭐니 해도 일단 써야 한다!
아래는 내가 읽은 글쓰기 책이다. 오래 전부터 최근까지 읽은 순서대로 정열해 보았다.
글쓰기 공중부양 - 이외수
글쓰기 만보 - 안정효
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
탄탄한 문장력 - 브랜던 로열
도전 웹소설 쓰기 - 이재익 외 5명
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 - 제리안
플롯, 소설 쓰기의 모든 것 - 제임스 스콧 벨
위반하는 글쓰기 - 강창래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 - 로널드 B 토비아스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 프리츠 게징
초반의 3권은 종이책으로, 나머지 책들은 eBook으로 읽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글쓰기 만보>, <나도 로맨스 소설로 대박 작가가 되면 소원이 없겠네>, <플롯, 소설 쓰기의 모든 것>이다. 특히 웹소설을 쓰고 싶은 분에게는 제리안의 <나도 로맨스~>를 강추한다.
글쓰기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정말 효과적 방법과 요령이 많다는 것이다. (AI가 분석한 베스트셀러 작법이란 것도 있다)
이 책들을 읽는 순간에는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들이 말하는 방법대로만 하면 글이 술술 나오고, 금방이라도 인생작이 뚝딱 완성될 것만 같다.
특히, 제리안 작가의 책은, 글쓰기 방법론과는 별도로, 그녀만의 시원시원하고 솔직한 문체에 홀딱 반해, 나도 그렇게 글을 써보고 싶은 열망이 들끓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책을 다 읽은 후 책장을 덮음과 동시에 언제 그랬냐는 듯 열정은 금방 식어버린다.
누군가가 그랬다.
“난 글 쓰는 거 정말 좋아해.
그런데 책상까지 가기가 구만리(九萬里)야”
써야 한다. 지금 여기서 당장!
최근에 구입한 몰스킨 볼펜이 나에게 뼈아픈 훈계를 했다.
"지금 여기에 (Right Here, Right Now)"는 영성훈련의 기본으로 알려진 문구이다. Right을 Write으로 Homophoe 식으로 표기하는 센스! 완전 쩐다.
무명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의욕이 줄어들고 열정이 사그라든다. 그럼에도 우리는 써야 한다. 글 쓰는 작업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기와의 싸움이다. 글이 잘 써지는 날에도, 글이 나오지 않는 날에도 꾸준히 우직하게 써야만 한다.
우보천리(牛步千里) -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드는 심정으로 말이다.
글 쓰는 작업은 지난하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빛나는 영광은 고통이라는 바다를 건넌 후에야 비로소 도달할 수 있는 황금의 땅이다.
애거사 크리스티도 5년간의 무명시절을 보냈고, 6권의 소설을 펴낸 후에야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찰스 부코스키는 어떤가. 그는 무려 30년의 무명시절을 보냈다.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사람은 물론이고, 책을 한 두 권 정도 냈다고 그게 끝이 아니다.
책을 출간한다는 것,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평소에 잘만 나오던 글이 데드라인에 쫓기게 되면 당최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천재지변급 재난을 겪게 된다. 퇴고 직전엔 이 세상에 '책'이란 걸 펴낸 모든 사람들이 다 위대해 보이기까지 한다.
글을 손으로 쓰는지 발로 쓰는지 모를 정도로 혼미해질 무렵 드디어 책이 완성된다. 베스트셀러의 부푼 꿈을 안고 그렇게 힘들게 책을 출간했는데, 영 판매가 저조한 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부끄러워지기만 하니, 이제 나는 글쓰기를 관둬야 하나?
아니, 여기서 멈출 순 없다!
두 번째, 세 번째도 해보지 않고 관둘 수는 없다. 혹시 아는가. 애거사 크리스티처럼 여섯 번째 책을 쓴 후에 거장의 반열에 오를지…
글쓰기 방법을 논한 책들, 정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큰 스승은 바로 자신의 내면에서 퍼올릴 수 있는 ‘열정’이다.
쓰고 싶다는 열정만큼
가장 좋은 스승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