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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부 Feb 08. 2016

사십중간즈음

친구

친구랑 통화를 했다.


친구는 고등학교 일학년 교실에서 처음 만난 이래로 쭉 인생이라는 학교를 같이 다니는 학생이다. 우린 가끔 통화하거나 만나지만 서로 먼 곳에 살아서 일상을 공유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만나면 같은 나이의 아이들을 키우는 어려움 노쇠해가는 부모님을 챙겨드리는 어려움 남편과의 갈등 . 많은 부분 공감한다. 그리고 힘든 시기가 지나면 우린 같은 걸 배우고 있었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아이들은 안달복달로 키우는게 아니다. 아이들은 각자 모두 다른 스케줄을 가지고 다른 열매를 맺는 다른 씨앗이라는걸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서야 알게된다. 아이들이라고 묶어서 부르기도 미안할 만큼 아이들은 각자 다르다. 그리고 커가는 속도가 다르다. 호박이 오이보다 늦게 자란다고 나무랄 수 없는것이 호박은 호박의 속도로 자라야 호박맛이 나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내가 나이가 먹어가면서 많이 이해를 하게 되었다. 젊어서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저절로 알게 된다. 그리고 헤아려본다. 그때 엄마 나이가 몇이었더라.. 그렇게 젊은 엄마가 대체 뭘 어떻게 노련하게 나를 잘 키울 수가 있었겠는가... 엄마의 미숙함이 차라리 내것보다 작으니 어찌 그 안타까운 마음을  모른 척 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배우는 것을 같이 공유한다. 나이를 먹는다고 누구나 같은 걸 배우는건 아니기에 같은걸 알아가는 친구가 고맙다. 나랑 같은걸 배우고 나랑 같이 공감해주는 친구가 소중하다. 아직도 같은 교실에 앉아있는것 마냥 친구가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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