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about aging
만나는 사람 중 가끔 이런 분들이 있다.
좋아도 크게 기뻐하거나 날뛰는 표현을 하지 않고,
기분 나빠도 매우 노여워하거나 분노하지 않는다.
슬픈 일이 있어도 대성통곡하기보다 담담하게 슬픔을 표현하고,
행복할 때는 상대방의 기분과 감정을 살펴 최대한 겸손하게 말하되
감추거나 과장하지 않는다.
이런 분들은 음식 또한 아주 배부르게 섭취하는 것을 본 적이 없고,
운동도 과격한 운동보다
매일 꾸준히 하는 산책 같은 가벼운 유산소 위주로 하는 분들이 많다.
집안에 많은 물건을 두지 않으며,
소유하려 하기보다 덜어내는 것을 즐겨하며,
물건이 차고 넘칠 때는 반드시 나누어서 과하지 않게 유지하려 노력한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나는 이런 분들을 매우 따르고 존경하며
(나이가 어리거나 많거나 상관없이)
이런 분들 만나면 마치 어릴 적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워하며 가까이 있으려 하고
내 속마음을 나도 모르게 다 얘기하곤 한다.
원래 사람이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과 로망이 있기 마련이라,
나는 특히나 감정의 기복의 부침에 약한 편이다.
그래서 내 감정의 물결에 신경을 쓰는 편이고
그것이 잔잔한 호수일 때나 휘몰아치는 파도일 때나,
비슷한 표현으로 표정과 목소리와 눈빛에 나타나지기를 바라고 노력한다.
반대로 표현하자면, 이런 것들은 내가 갖추지 못한
아주 취약한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나마 40대 중반이 되어서 깨달은 것은
30대보다는 감정의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는 이런것들 또한 나이와 상관없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라고
굳게 믿었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내가 겪어온 시간과 세월과 경험은
나를 아프게도 하였지만 그 아픔을 이겨내기 위한 면역력도 갖게 해 준 것이었다.
그리고 무조건 노력하며 애쓰는 것보다
휘몰아치는 감정의 파도를 침착하게 바라보며 알아차려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나보다 나이가 많던 적든,
각자의 감정 기복의 부침에 힘든 부분이 있다면
너무 애쓰지 말고 그 감정을 바라보고 알아차려 주는 것부터 해보길 바란다.
그것이 분노건, 원망이건, 슬픔이건,
어쩔 수 없는 시간 치유기간이 필요한 것이므로
노력한다고 애쓴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분노와 원망과 슬픔에 고통스러워하지 말기를..
그것은 밀물과 썰물처럼 그저 우리의 일상이며
내가 살아있기에 마주할 수 있는 현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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