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도, 그림도, 노래도 마음이 편해야 나오는 것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다.
이는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뜻이다.
'제 눈에 안경이다' 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아무리 보잘것 없는 것이라도 자기 마음에 들면 좋아보인다는 뜻이다.
그리고 '마음이 편해야 ~' 라는 말들도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다.
학생은 마음이 편해야 공부도 잘되고, 신혼부부는 마음이 편해야 아기도 잘 생기고, 직장인은 마음이 편해야 일도 잘 된다고. 또 사람은 마음이 편해야 몸도 건강하다고.
참 어찌보면 식상한 말이라 생각했던 것 같지만, 지금와서 보니 틀리지 않은 말이다.
본인도 가만히 있어도 쫓기고 마음이 편하지 않았을 때에는, 해야 하는 일 뿐만 아니라 하고 싶었던 일도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연구자인데도 최근 한 글자도 쓰지 못했던 이면에는, 육체의 번아웃보다 먼저 마음의 문제가 있었던 걸 알게 되었다.
더 완벽하게 잘 하고 싶고 성취를 통해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현재의 나의 상태를 부정하고 부끄러워하고 깎아내리는 마음이 동시에 자라났다. 또한 내 현실을 직시하는 눈이 날카로워질수록, 다른 사람들의 성취나 장점들을 시기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나'라는 존재와 '내가 쓰는 글'의 존재의 가치를 내가 스스로 소중히 여기고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남들의 시선에 기초해서 결정되게 내버려두었던 것이다.
이런 마음의 문제는 사실 아무리 좋은 주변 사람들이 격려해줘도 스스로가 받아들이지 못하면 변화하지 못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 나는 인정하기로 했다. 내가 지금까지 스스로를 많이 괴롭게 했다는 것을. 내가 아닌 나를 나에게 강요하며 현재의 나를 부정하고 회피했다는 것을.
그래서 이제는, 모든게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말에 절감하며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한다.
잘 못해도 괜찮다고. 거기까지가 나라면 그대로도 괜찮은거라고. 인생은 100점 만점으로 누군가가 절대 점수를 매기는게 아니라 스스로가 만족의 점수를 매기는 것일 뿐이라고.
그래서 글도, 그림도, 노래도, 조금 더 가면을 내려놓고 부담을 내려놓고 편하게 해 보려고 한다. 그랬을 때 진짜 내 모습과 진짜 내 목소리와 진짜 내 시선이 더 진솔하게 나올테니까.
조금은 내려놓았기에 오늘의 글이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미흡할지라도, 우리 모두는 다 습작부터 쌓아가는 존재들이니까.
나와 모두의 마음이 편안-하기를. 그래서 무엇을 하든, 안하든 안온하고 진솔하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