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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슬아 May 24. 2017

#9. 시련이 우리 인생에 주는 의미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고.

   지금 여러분의 인생에 찾아온 시련으로 인해 고통스럽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나요? 그 시련 앞에 인생을 사는 의미를 찾지못하고 허무함과 공허함을 느끼고 있나요? 인생에 때때로 찾아오지만 달갑지 않은 존재 [시련] - 우리는 그 시련을 어떻게 이해해 볼 수 있을까요? 시련은 도대체 내 삶에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견뎌내볼 수 있을까요? 오늘 함께 읽고 싶은 책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입니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커버사진 - 읽기 쉬워서 하루만에 읽었다. (사진출처 : 개인소장 이미지)




아우슈비치 수용소에서의 삶.


   이 책의 저자는 빅터 프랭클(Viktor E.Frankl, 1905-1997)입니다. 그는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끌려가 겪은 자신의 체험담을 덤덤하게 풀어나가며 이 책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자신의 부모, 형제, 아내, 그리고 자식이 모두 강제수용소에서 희생된 한 남자의 삶 - 자신 또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상에서 그는 실제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감정의 개입없이 자신만의 시선으로 풀어나갑니다.  

   마지막 남아 있던 피하지방층이 사라지고, 몸이 해골에 가죽과 넝마를 씌워 놓은 것 같이 되었을 때 우리는 우리의 몸이 자기 자신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장기관이 자체의 단백질을 소화시키고, 몸에서 근육이 사라졌다. 그러자 저항력이 없어졌다. 같은 막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어나갔다. 우리는 모두 다음에는 누가 죽을 것인지, 그리고 자기 자신은 언제 죽을 것인지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어떤 징후가 보이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단지 유태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우슈비츠에 잡혀들어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 심지어 금이빨조차 - 빼앗긴 채 극한의 배고픔과 추위, 질병을 이겨내며 억압과 폭력 속에 강제노역을 하며 살아가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하의 삶을 작가는 견뎌냅니다. 동료들이 하나씩 죽어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자신 또한 언제 죽을지 모르기에 아무런 감정의 동요조차 일어나지 않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며 또다른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 묵인될 수 밖에 없는 사회, 아우슈비츠 수용소. 그러한 고통스러운 삶의 환경 속에서도 때때로 용인되는 사소한 행복과 기쁨의 모습들이 공존하는 아이러니한 삶의 모습들을 저자는 있는 그대로 하나하나 그려냅니다.

당시 아우슈비치 수용소의 모습 - 뼈밖에 남지 않은 수용자들이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출처 : 구글 검색결과)



시련을 통해 깨닫는 삶의 의미.


   하지만 당시 내가 갖고 있었던 의문은 이런 것이었다.
"과연 이 모든 시련, 옆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이런 상황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 왜냐하면 만약 그렇지 않다면 궁극적으로 여기서 살아남아야 할 의미가 없기 때문에. 탈출하느냐 마느냐와 같은 우연에 의해 그 의미가 좌우되는 삶이라면 그것은 전혀 살아갈 가치가 없는 삶이기 때문에."

   작가는 이러한 극한적 상황 속에서도 살아야 하는 [삶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자문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련 속에서도 자신의 생각만큼은 그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자신의 고유한 영역이라는 것 - 삶의 의미를 알기에 미래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겠다는 자신의 의지만큼은 그 어떤 외부적인 요소도 방해할 수 없는 자신의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되죠. 이후 그는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아 자신의 체험과 깨달음을 바탕으로한 로고테라피(Logotherapy)의 창시자가 됩니다.


의미를 찾는 치료법,

로고테라피(Logotherapy).


   이 책은 크게 두개의 내용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번째 챕터에서는 그가 경험했던 강제수용소에서의 체험담이 두번째 챕터에서는 그의 창안한 로고테라피(Logotherapy)에 대한 소개와 실제 치료사례들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주된 관심이 쾌락을 얻거나 고통을 피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 데에 있다는 것은 로고테라피의 기본 신조 중의 하나이다. 자기 시련이 어떤 의미를 갖는 상황에서 인간이 기꺼이 그 시련을 견디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로고테라피는 삶과 주어진 상황에서 어떠한 [의미]를 찾아내도록 함으로써 정신적/심리적 질병을 치료하는 심리치료기법으로, 정신치료법의 제3학파 - 프로이트가 선구자로서 제1학파이며 그 뒤를 이어 아들러가 제2학파 - 로 불리기도 합니다. 빅터 프랭클이 보여준 인간정신의 승리는 오늘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삶과 인간의 근원적 본질을 이해하는 데 깊은 깨달음과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빅터 프랭클의 생전 모습 - 그는 아우슈비츠의 체험을 바탕으로 심리치료기법인 로고테라피의 창시자가 된다. (사진출처 : 구글 검색결과)




시련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그가 겪였던 시련을 간접체험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내가 만일 그가 경험한 시련을 똑같이 겪는다면 그 상황 속에서도 저자처럼 삶의 의미를 찾아내며 삶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삶에 대한 의미를 깨닫지 못한채 삶을 포기해버리고 죽음을 맞이하도록 자신의 삶을 선택하진 않았을까?' 다행히도 우리는 그 끔찍한 체험을 하지 않아도 이 책은 우리 삶에 존재하는 시련 -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매우 낮은 - 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지에 대한 해답을 얻게 합니다.

  "왜(Why)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How)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저자는 삶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어떤 시련 속에서도 그 상황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의미와 목적이 무엇일까요? 이 물음 앞에 바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저자 빅터 프랭클은 삶의 의미는 자신의 내면이나 정신에서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로고테라피에 의하면 우리는 삶의 의미를 세 가지 방식으로 찾을 수 있다. 1)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2)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그리고 3)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삶의 의미에 다가갈 수 있다.

   결국 삶의 의미는 그 의미를 갑자기 스스로 득도하듯이 깨닫는 것이 아니라, 외부적인 요인(환경/경험/조언/사람 등)에 의해서 깨달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련 또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지요. 피할 수 없는 시련이라면 - 시련의 불가피성으로 말하고 있는 - 그것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외적인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 깨달음은 아우슈비츠에서의 경험 이후 정신심리적 질병을 가진 사람들을 치유하는 삶을 살았던 저자의 삶을 통해서도 증명해내고 있습니다. 끔찍한 경험의 피해자가 아닌 그 시련을 통해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사람이 자기 운명과 그에 따르는 시련을 받아들이는 과정, 다시 말해 자기 십자가를 짊어지고 나가는 과정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삶에 보다 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 - 심지어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 를 제공한다. 그 삶이 용감하고 품위 있고, 헌신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아니면 이와는 반대로 자기보존을 위한 치열한 싸움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고 동물과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힘든 상황이 선물로 주는 도덕적 가치를 획득할 기회를 잡을 것인가 아니면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택권이 인간에게 주어져 있다. 그리고 이 결정은 그가 자신의 시련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드드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결정이기도 하다.    

   만약 지금 자신의 삶에 시련이 찾아왔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 시련으로 인해 자신의 삶이 허무하고 공허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가스실에서 죽을뻔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다 보면 내가 겪고 있는 시련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상대적인 위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시련이 적절한 이유 없이 내 삶에 무작정 찾아올 수 있는 - 그는 단순히 유태인이라는 사실만으로 그러한 시련을 체험했기에 -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고난의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할 지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고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그 고난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아내고, 그 고난을 통해 자신의 삶의 지경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시련을 마주하게 될 때 그 시련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아내며, 시련으로 하여금 내 인생을 더욱 깊이있고 가치롭게 만들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가는 데 용기를 주는 책, 바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였습니다.


* 자신이 삶을 사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 자신의 삶에서 시련은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 최근 겪었던 힘든 시간이나 시련을 어떻게 이겨냈나요? 그리고 그 시간은 내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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