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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슬아 Oct 05. 2017

#14. 착한 먹거리를 찾아서

두번째 이야기. 음식이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미치는 결과에 대하여

Intro; 인간이 만든 인공 생태계,

바이오스피어 Ⅱ.


    1991년 미국 애리조나 사막에 유리로 만들어진 거대한 조형물이 들어섰다. 100% 밀폐된 공간 속에 실험자 8명이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인공 생태계를 조성한 것이다. 유리 구조물 안에는 사막, 목초리, 열대숲, 심지어 작은 바다까지 존재하였으며 자생적인 환경을 형성하기 위해 4천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식물과 동물이 선택되어 투입되었다. 2억달러(한화로 2천억이상 규모)의 자본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인간이 살아갈 수 있을 만큼 완벽한 인공 생태계를 만들었고, 지구 다음의 두번째 생활권이라는 의미로 '바이오스피어Ⅱ'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태양 에너지만으로 물이 생성·정화되고 산소가 발생하며 이산화탄소가 흡수되고 쓰레기는 재활용되며 식품도 마련할 수 있도록 철저히 기획되었다. 사람들은 이 프로젝트가 정교하고 훌륭하게 설계되었으며 그 안에서 인간이 영구적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동영상 출처 : Ted 웹사이트)

    결론적으로 유리 안에서의 일은 인간이 예상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과학적인 계획과 예측에 따라 디자인되었지만 유리 속 산소수치가 떨어져 사람들이 산소 부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곤충들 대부분도 죽었는데 이는 식품과 공기와 정수를 위해 필요한 유기적 식물들의 운명 또한 예상되는 결과였다. 하지만 바퀴벌레는 미친 듯이 번져나갔다. 과학자들은 최악의 상황까지 버텼지만 결국 2년 20분을 살고 유리공간을 빠져나와야 했다.

   그렇게 프로젝트는 실패했다. 그 후 발견한 실패원인은 토양 유기체와 박테리아, 그 밖의 미생물이 뒤섞여 인간이 예상하지 못한 엉뚱한 가스를 발생시켰기 때문이었다. 인간 개체수보다 많지만 티스푼보다 적은 양으로 살아가는 미생물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사건이었다. 생태계(Mother nature)의 신비 - 작아서 육안으로는 보이지도 않은 초미립자 미생물들이 결국 인간과,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이 커다란 지구 생태계의 원리에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증명하는 사건이었다.


1. 지구온난화, 그 원인이 무엇일까요?

배고픔으로 뼈만 남은 북극곰의 모습 (이미지 출처 : ConservationBytes.com 웹사이트)

  

   [지구온난화] 관련 이야기가 나올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주인공이 바로 이 '북극곰' 녀석이 아닐까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는 현재 40%이상 녹은 상태이고, 먹이사냥을 위해 이동해야하는 북극곰이 위 사진처럼 더이상 얼지않는 빙하로 인해 이동하지 못해 굶주리고 죽어가는 오늘의 이슈를 우리는 알고 있다. 여기까지는 다양한 환경기관들과 매체들에 의해서 잘 알려져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인간들의 육류섭취를 목적으로 생산되는 가축(Livestock)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한가로운 추석 연휴에도 1초에 축구 경기장만한 숲이 세계적으로 없어지고 있다. 지구의 심장, 폐 역할을 하는 숲이 사라진다는 것은 숲에 살고 있는 수많은 미생물과, 동식물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지구라는 거대한 생태계에 작용하는 기능들 - 그 중 하나가 지구의 이산화탄소와 그 밖의 가스들을 흡수하여 산소로 변환시켜주는 자정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를 좀더 들여다보자. 도대체 숲은 전세계적으로 왜 파괴되고 있는 것일까? 내가 초등학생 시절, 숲이 사라지고 있다고 이야기하던 교과서 속의 이야기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것인가? 더 파괴할 숲이 이 지구 상에 남아있단 말인가? 이 물음의 답은 꽤나 심플하다. 가축(Livestock)을 먹일 식량을 생산할 땅을 마련하기 위해서.


2. 가축산업(Livestock Industry)의 그림자.


   평균적으로 500g의 소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9,000ℓ의 물이 필요하고 33Kg의 가축을 먹일 곡식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도시 길가에 늘어서 있는 고기집 간판에 보이는 큼지막한 고기 덩어리 사진들을 마주할 때면 난 무의식적으로 그 한 덩어리의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들어간 물과 곡식들을 계산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기근이라는 인류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엄청난 양의 곡식이, 인간이 잡아먹기 위한 가축을 위해 생산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를 굳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납득하기 매우 어려운, 비효율적인 식량생산방식임은 분명했다.

   우리나라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볼때 인구는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육류 및 유제품 소비량 또한 유사한 곡선을 그리며 증가하고 있다. 결국 그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엄청난 양의 물과 곡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곡식을 키울 땅을 확보하기 위해 지금도 숲 파괴가 진행 중이다. 한 해에 전세계적으로 2만㎢의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있으며, 그의 주요 원인은 우리가 먹을 육제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미국의 경우 70% 땅이 가축을 키우기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가축이 먹을 시료를 확보하기 위해 브라질과 같은 주변국가들이 아마존을 불태우고 가축을 먹일 식량을 재배하는 상황이다. 물론 재배되는 곡식은 GMO(유전자변형물질) 콩·옥수수로 미국에 저렴한 가격에 수출되고 있다. 지구가 존재한 이래, 최소 몇백만년 전부터 존재해왔을 지구의 열대우림은 오늘날 인간이 필요로 하는 고기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가장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열대우림 파괴의 주범은 가축 사육이다. ...... 우리는 열대우림이 햄버거로 바뀌는 장면을 보고 있는 것이다. - 노먼 마이어스, <가장 중요한 자원:열대우림과 인간의 미래>의 저자

   또한 중요한 것이, 가축이 성장하면서 배출하는 여러 유해물질들이 지구온난화 현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전세계적으로 방출되는 전체 이산화탄소의 14.5%가 가축으로 발생하며 그 밖의 유해물질 - 메탄가스의 44%, 아산화질소의 53%도 역시 가축으로부터 발생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이산화탄소의 주요 원인이 화석연료사용과 자동차의 배기가스로 인한 것이라고 배웠고 흔히 그렇게 알고 있지만 사실 그보다 더 큰 주요 원인을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밥상에 놓여진 고기와 이를 생산하기 위한 모든 가축생산과 관련된 산업에 있다는 사실 말이다.

   뿐만 아니다. 가축을 도축하는 과정에서 쏟아져나오는 가축 부산물 - 예를들어, 가축의 피·내장·배설물 등 판매(Sales)가 되지 않는 모든 가축부산품 - 은 모두 쓰레기로 처리되며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때로는 잘못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수질오염이 되는 경우가 많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동물 배설물이 대량으로 물줄기에 스며들면, 수중 생태계에 심각한 산소 고갈 현상이 일어난다. 산소 고갈 현상이 길어지면 물고기가 질식사 하는데 그렇게 되면 그 물고기를 잡아먹는 다른 생명체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뉴스에서 간간히 보도되는 물고기의 집단 폐사와 같은 사건들이 결국 물로 흘러들어간 동물의 배설물과도 관련성이 있진 않을까? 더 중요한 것은 동물 배설물에 존재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우리가 먹는 물에 흘러들어간다는 사실이다.

   오염된 물에 노출되면 기억 상실, 정신적 혼돈, 급성 피부염을 일으키는 피에스테리아(Pfiesteria : '물고기 킬러'라는 의미의 라틴어로 물고기 에이즈라고도 불린다. 깨끗한 물에서는 말썽을 부리지 않지만 물이 독성 화학물질에 오염되면 독성을 품고 물고기의 먼역체계를 파괴한다) 감염 질환을 일으킨다. - 타임매거진

   관련해서 한국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찾을 수 없었지만 우리나라도 강력한 가축부산물 처리법규가 필요하다. 이렇게 강하게 법규를 적용해도 의도치 않게 빗물로 쓸려내려가는 부산물까지 고려해본다면 완벽한 처리는 아마 불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가축도축장이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곳에 멀리 떨어져 위치하는 것은 아닐까? 관련 자료에 따르면 도축장 근처에 사는 사람이 설사병·호흡기 질환·암과 같은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현격히 높다고 한다.

   오염된 물은 지구 생태계의 원리에 따라 순환하여 언젠가 우리가 먹는 식수가 되어 돌아온다. 7천만년 전 살았던 공룡이 마신 물을 결국 지금 우리가 마시고 있는 물인 것처럼 말이다. 물 분자가 유기체 속에 들어가 그 몸의 일부가 되었다가 피와 땀, 소변, 수분으로 이 세상에 다시 돌아오는 이치 말이다. 또한 한번 오염된 물을 정화하기 위해서는 상상할 수 없는 시간과 노력·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기를 먹는다는 것이 대기오염, 토양오염 그리고 수질오염에 이르기까지 아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는 인식은 우리 삶 속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상수도 보호지역에 방류되고 있는 도축폐수의 모습 (이미지 출처 : Newswire 기사)


3. 소는 먹고 사람은 굶는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곡물 중 가축의 사료로 사용하는 비율이 70%이고 이는 14억 명의 양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오늘 하루도 전세계적으로 10만명이, 2초마다 어린이 한 명이 기아고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 한켠에서는 고기를 먹기 위해서, 생산하기 위해서 가축에게 줄 엄청난 양의 곡식들이 생산되고 있는 아이러니한 세상. 가축 사료용으로 사용하는 곡물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곡물의 양은 적어진다. 그로 인해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식품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빈곤층은 곡식을 사서 먹을 경제력이 없어 굶어죽게 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소는 잡아먹히기 위해 살이 포동포동 찌고 있는데 인간은 굶어죽고 있는 이 현실을 받아들이는 일이 여간 쉽지 않았다.

   육류산업에도 자본주의의 돈의 가치 앞에 자발적 식민지 관계가 존재한다. 일례로 과테말라에서는 다섯살 미만 어린이 중 75%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데 대부분의 농경지와 식품 생산을 위한 그 밖의 자원을 육류생산에 사용하고 있다. 과테말라는 영양실조가 심각해 네 살까지 살아남는 어린이가 50%에 불과할 정도인데도 말이다. 과테말라는 매년 4,000만 파운드의 육류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부자의 입으로 들어갈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의 먹을 주식의 생산을 줄이는 꼴이다.

   유엔의 21세기 영양문제에 관한 위원회는 앞으로 대대적인 변화가 없으면 20년 안에 어린이 10억 명이 칼로리 부족으로 영구적인 장애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원회는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 첫 단계로 육류소비를 줄이고 전통적인 식품인 곡물, 과일, 채소를 더 많이 소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 : 존 로빈스의 음식혁명)

과테말라 아이들의 모습 - 그들의 땅은 대부분 미국에 수출하기 위한 육류생산지가 되었으며 한편 아이들은 식량을 사먹지 못해 굶주리며 죽어가고 있다. (이미지 출처 : 기아대책)


4. 해양생태계의 상황은?


   그렇다면 물에 사는 '물'고기의 상태는 어떠할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전세계의 90%의 큰 물고기는 이미 멸종한 상태다. 또한 2045년까지 식용 물고기를 포함한 모든 물고기가 사라질 예정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바다에 사는 생물체가 죽는다면? 당연히 인간 또한 고통받고 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가장 큰 원인은 물론 인간의 포획 때문인데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포획방식이 바로 "By-kill"이다. 이는 식용 물고기를 잡기 위해 2-3배가 되는 다른 종류의 물고기를 모두 포획하는 방식인데 그로 인해 그 주변 먹이사슬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게 파괴된다.

   또한 인간이 생산하고 버린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과 산업 폐기물은 바다에 흘러들어가 바다 생태계를 더 급격한 속도로 파괴하고 있다. 그러한 오염물질들은 결국 물고기 체내에 쌓이게 되고 참치와 같은 먹이사슬의 가장 최상위 단계에 있는 물고기 체내에 누적으로 축적되어 결국 돈을 주고 먹는 '비싸고 맛있는 참치'라는 음식으로 탈바꿈하여 인간의 입으로 들어오고 있다. 물고기 몸 속에 포함된 수은이나 다른 오염물질을 함께 먹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물고기를 먹지말아야 할 이유가 해양 생태계의 파괴라는, 나와 거리가 먼 주제만은 결코 아닐 것이다. 게다가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유출된 방사능은 해류의 순환으로 인해 이미 전세계에 모두 퍼저있는 상태이며 물론 방사능에 노출된 물고기가 체내에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이나 질병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과도한 낚시(Overfishing)의 폐해를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 (출처 : 유투브)

   

5. 가라앉는 배를 살리는 방법은?

 

   하루에 한 번 샤워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샤워하는 시간이 평균 7분이라고 가정했을 때 일주일 동안 약 50분을 샤워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샤워꼭지에서 1분 동안 떨어지는 물의 양은 7리터 정도이고 우리는 일주일 동안 약 378리터의 물을 샤워로 사용하게 된다. 1년으로 계산하면 샤워로 사용하는 물은 약 19,680리터다. 나 역시도 <자연>이라는 교과서를 통해,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물을 아끼는 의식이나 습관을 내 삶에 부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비누칠을 할 동안만이라도 물을 끄려는 노력을 통해, 1분이라도 샤워하는 시간을 단축해보려는 작은 의식을 통해 내 삶 속에 환경을 생각하는 행동들을 마련해왔다. 물론 좋은 행동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건설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좀더 넓게, 우리가 모르는 사실까지 포괄하여 문제를 온전히 바라봐야할 필요가 있음을 이 글을 통해 말하고 싶다. 바로 소고기 453g을 먹지 않는 것이 1년 동안 샤워를 전혀 하지 않은 것보다 물을 더 많이 절약할 수 있다는 사실말이다.

   "가축 사료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는 석유제품을 만들 때 들어가는 양과 맞먹는다." - 월드워치연구소 관계자

   내가 어렸을 적 교과서에서 배운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 오늘날 교과서의 내용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크게 바뀌었다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 화석원료, 공장·자동차에서 배출하는 배기가스와 같은 것들이었다. 물론 그런 것들은 경제발전이라는 이름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용납되어야 하는 '필요악'이라는 맺음말과 함께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국가의 경제발전을 위해 희생되는 환경을 어떻게해서든 위로(Make-up)하려는 차원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환경보호 실천항목들을 나에게 요구하는 듯 했다. 물·전기 절약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샴푸 덜 쓰기 등등 - 뭐 이런 것들이었다. 그러나 이 <지구온난화>라는 화제에서 가축생산과 육식에 대한 이야기는 철저히 배제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나는 성인이 된 후에 교과서가 아닌 다른 여러 자료들을 어렵게 찾아보면서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왜 우리는 인도네시아에 파괴되는 고무나무 숲만 주로 언급되고 있으며, 인간의 육식으로 인해 더 넓고 빠르게 파괴되고 있는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은 말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는가? 자연보호단체는 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화석연료 뿐만 아니라 우리가 먹고 있는 육식에도 원인이 있음을 설명하지 않는가? 개인이 참여하는 <지구온난화에 반대 서명하기>와 같은 운동이 과연 지구온난화를 막는 데 어떻게 기여하고 있단 말인가? 왜 동물보호협회들은 개와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의 복지만을 이야기하며 그 밖의 가축들의 삶은 쉽사리 거론하지 않는 것인가?

   배가 침몰하는 상황에서 구멍이 여러개 존재할 때 우선적으로 가장 큰 구멍을 막기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왜 우리는 가장 문제가 되는 구멍은 회피하고 작은 여러 개의 구멍을 혹은 하나만의 구멍을 막기 위해 주목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

   지구 온난화는 21세기의 가장 위험한 환경적 위험으로 대두하고 있다. 지금 당장 행동을 취하는 것만이 우리 후손을 위험에 처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 49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언급되는 화석연료 - 그러나 육식이 또다른 주요 원인이라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미지 출처 : 한국 에너지공단)
기상청의 또다른 지구온난화 관련 캠페인 -  주요 원인으로 공장의 매연만이 묘사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지 출처 : 기상청 블로그)
환경기관의 캠페인 - 북극 생태계 파괴의 원인이 단순 석유시추의 소음 뿐인걸까? (이미지 출처 : 관련 사이트)


6. 지속가능한 해결방안은?


   전세계적으로 인구는 증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육제품·유제품의 소비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결국 그것을 생산해낼 수 있는 자원의 문제로 귀결이 된다. 즉 가축을 키울 수 있는 부지와 엄청난 양의 자원(물과 곡식)공급이 가능해야만 그러한 수요를 맞출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구의 자원은 한정적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그러한 수요를 맞출 수 있는 해결방안은 현재까지는 없다. 물론 넷플릭스 <옥자>의 내용과 같이 유전자변형을 통해 한 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고기량이 혁신적으로 많아지는 방법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최근들어 동물복지와 관련된 목소리가 전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동물복지와 관련된 제품과 시스템들이 낙농업/축산업계에서 시도되는 현상을 본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 또한 더 넓은 부지와 더 비싼 식량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결코 육류소비의 지속가능한 대안이 되지 못한다. 생산량 대비 비용이 증가됨에 따라 결국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소비자가격을 2-3배로 높일 수밖에 없으며 결국 그러한 제품을 소비할 수 있는 구매력이 있는 일부 소비자에게만 이러한 제품이 돌아가는 형국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해결가능한 대안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기존 축산업 시스템으로 생산되는 방식이 그나마 이러한 육류수요를 맞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좀더 나아가서 생각해본다면 결국 '동물을 살해해서 먹기위해' 가축을키운다는 점에서 사는 동안만이라도 그들의 복지를 생각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온전한 동물복지의 실천은 동물을 죽이지 않는 것이며, (육식을 피차 선택할 수 밖에 없다면) 동물이 살아있는 기간 뿐만 아니라 마지막 극한으로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도축 순간까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방식은 더 높은 비용을 감당하는 문제와 연결된다.

 

Outro; 안다는 것(Knowing)은 상처받는 일이다.


   '음식'이라는 판도라상자를 열고나서 내 내면에 찾아온 혼란스러운 감정들은 결국 나를 채식주의 식습관을 갖도록 이끌었다. 내 몸 속에 존재하는 혹을 더이상 자라지 않게하기 위해서. 나를 둘러싼 환경과 지구 생태계를 위해서,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할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동참하기 위해서 - 그렇게 나는 최근에 알게된 여러 사실들로 인해 받은 충격들로 인해 별다른 어려움 없이 비건(Vegan, 채식주의 식단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었다. 한달정도 테스트 기간을 거치고 다행히 내 몸에도 잘 맞아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몸이 너무 가볍고 좋아졌으며 눈 앞에 놓여진 고기를 봐도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들 정도로 - 오히려 고기의 냄새가 역하게 느껴지는 신세계 또한 경험하며 - 나의 삶과 식습관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몸에 붙어있던 군살들이 다 빠지고 체지방이 33에서 26까지 내려가는 효과는 덤으로 얻었다.

   하지만 남들보다 무엇인가를 더 안다는 것, 그로 인해 기존 시스템을 거슬러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사실 또한 내 삶에 겸손히 깨닫는다. 비건이 된 이후 거의 매일 엄마로부터 듣고 있는 회유책들 - 비싸더라도 유기농우유와 달걀을 시켜줄테니 먹으라는 말씀을 사양하기 위해 식사 때마다 설명과 설득·언쟁을 해야만 했으며, 점심시간 회사 주변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거의 없어 매끼니 사투를 벌어야 하는 현실을 내 삶 속에 마주하면서 말이다. 알지 않았다면 편하고 좋았으련만. 무엇을 더 아는 데에서 오는 상처 - 그렇게 나는 진실을 앎으로서 얻는 혼란과 불편감들을 내 인생에 온전히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그 상처를 피하기 위해 진실을 모른척하느냐, 아니면 그 상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용기를 갖느냐 - 아는 것(Knowing)의 연장선에는 결국 '어떤 인생을 살아가느냐'에 대한 물음 앞에 놓인 나의 선택과 용기만을 요구하고 있었다.

하루는 엄마가 이 전단지를 놓고 가셨다. Non-GMO, 무항생제, 무화학비료로 만들어진 계란 브랜드였다.

   지금 이 글을 통해 내가 외치는 목소리가 <고요 속 작은 외침>일 수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수의 목소리가 모여 결국 사회시스템을 변화시키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전환점이 된다는 그 신념을 믿고 싶다. 문제를 온전히 아는 것 - 그것이 해결의 가장 중요한 시작임을 믿는다. 그리고 그 작은 변화의 움직임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더 큰 변화 또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우리의 모든 선택들이 결국 특정 결과와 미래를 맺는다면 '바로 지금 이순간' 개인이 할 수 있는 선택과 행동들로부터 오는 힘은 배가 되고 더욱 주목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 하루 내가 선택하는 음식이 내 몸에, 나를 둘러싼 환경과 이 지구 생태계에, 그리고 다음 세대인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결과들을 가져올 지 하는 물음들로부터 출발한다. 풍성한 추석연휴 이 글을 통해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길 바라며. 세번째 편에서는 우리가 흔히 갖고 있는 음식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지식에 대해 이야기해볼 예정입니다. 채널고정.

일주일 전 미국 텍사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의 모습 - 기후이상의 원인이 가축산업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한 노인이 소를 끌고 물을 건너간다. (이미지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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