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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리 Apr 16. 2022

Were you there _ 6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 베드로

Luke 22:54-62, John 21:17


함께 유월절 저녁 식사를 나눌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얘기하면서 옥신거렸고 선생님은 저를 위해 특별히 기도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사단에게 넘어갈 거라고? 천만에! 선생님을 따라 옥에도, 죽는데도 따라가겠다고 큰소리쳤지요.

그런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변했습니다. 우릴 찾아온 건 진짜 병사들이었어요. 선생님을 지키려고 손수 검을 들었지만 선생님은 저를 말리셨어요. 순순히 그들을 따라가셨습니다. 저는 동태를 살피려 그 뒤를 따라 대제사장의 뜰에 슬그머니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여종 하나가 저를 알아보고는 소란을 떨었어요. 저자와 같이 있던 걸 내가 봤어!! 그를 모른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그냥 그렇게 말이 나와버렸어요. 나도 봤다고 동조하는 사람들의 시선과 목소리가 저를 죄어왔어요. 어느새 난 저자와 상관없는 사람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지요.

그때 새벽닭이 우는 소리가 들렸어요.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그대로였지요. 내가 정말 선생님을 부인하다니. 그때 밖으로 나오시는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전에 저를 바라보실 때와 똑같은 눈빛이었어요. 저는 통곡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습니다.


[해설]

베드로는 창과 칼을 앞세운 병사들의 위협 속에서도 끝까지 예수님을 지키려 했습니다. 칼로 맞서서라도 그분을 지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세상과 같은 방법으로 그들을 이기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가 칼을 내려놓았을 때 그의 굳건했던 다짐은 여종의 한마디에 부서질 만큼 연약해져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한 사건은 모든 복음서에서 기록하고 있지만 유독 누가복음은 마지막에 예수님과 베드로가 눈이 마주쳤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눈빛이 어떤 것이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요한복음이 기록하고 있는 부활 후의 사건을 볼 때 그 눈빛이 원망에 찬 눈빛을 아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세 번 부인한 베드로를 찾아와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 물으십니다. 그리고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리라 말씀하셨던 첫 만남의 날처럼 동일하게 내 양을 먹이라 말씀하십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할 때 예수님이 그를 보셨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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