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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ss Pisces Apr 26. 2021

30대 후반 스킨케어와 요즘 일상

지난주 목요일 야근 때 커피를 세잔을 마셔거며 초집중을 해서 좀 지친 것 같다. 금요일부터 거의 집콕 생활을 오랜만에 하고 있다.


작년은 팬데믹이기도 했지만 처음 이곳에 와서 어마어마한 렌트비 때문에 쉐어에서 살았고, 아무래도 쉐어하는 룸메들과의 균형에도 에너지를 많이 빼앗겨서 생활에 직결된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살았었다. 그 당시에 좋게 보이던 것은 자의든 타의이든 퇴색되었고 또 다른 일상도 계속되고 있다.


혼자서는 선뜻 시작하지 않았을 골프레슨을 같이 하자는 사람이 있어서 시작했는데 매주 주말 야외에서 신체활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생활을 매우 건강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한국에서는 마냥 비쌀 것 같아서 생각을 안 해봤는데 여기서는 특히 팬데믹 때문에 아주 대중적으로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는 것 같다. 골프 선생님이 한국인인데 계속 비싼 골프채와 자동차 구입 같은 현재 내 상황에서는 내키지 않는 것들을 권하고 나와 같이 배우는 사람이 얼마나 돈을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궁금증 같은 질문들은 굳이 외국에 까지 나와서 취미생활 중에 가지고 싶은 스트레스가 아니기 때문에 계속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년에 매우 즐기던 그로서리가 너무 실컷 해서인지 아니면 취미가 바뀌어서 인지 별로 내키지 않는다. 사실 그로서리는 한번 가면 필요해 보이는 것들이 계속 눈에 들어와서 갈 때마다 돈을 쉽게 많이 지출하게 되는 것 같다. 4월에는 한 번에 돈을 많이 쓰는 그로서리는 거의 하지 않았고 필요한 것들을 그때그때 소액을 구입했다. 충분히 한 것 같은데 총액은 더 적게 들었다.


어제는 오랜만에 자유로운 토요일이라 그동안 시간이 안 맞아서 시도해보지 못한 커피 크런치 케이크를 먹으러 재팬타운에 갔다.

커피 달고나를 잔뜩 붙인 생크림 케이크인데, 케이크 빵 부분이 미국의 많은 곳에서의 묵직한 질감이 아니라 한국 롤케이크 같은 질감이다. 미국에서는 드문 제과법이라서 유독 인기가 많은 것 같은데, 사실 내 취향은 이탈리아 타운의 케익들이다. 가격은 5.5달러인데 포크나 박스가 아닌 그냥 봉투에 넣어줘서 저렇게 먹으려는데 달달한 남새 때문인지 벌레가 턱 하니 달라붙어서 정신없이 케익을 먹어서 쫒다가 반은 바닥에 넘어지고 그걸 본 공원의 개들이 달려오고 주인들은 막아서는 난리부르스가 있었다.


다행히 손에 쥔 반은 커피와 함께 즐겼다.


저팬타운 수퍼 미라 내부에 자리한 야스코치 베이커리의 커피 크런치 케익.
커피랑 같이 할 블루바틀의 아메리카노 한잔을 사들고 근처의 알타 플라자 공원으로 갔다.


보통 필모어에 오면 우리마트나 니지야에서 소소하게 장을 보는데 이날은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아서 집으로 향했다.


작년 이곳에 도착할 때 공항 면세점에서 아모레퍼시픽 보태니컬 플루이드 로션을 사왔는데 가벼우면서도 수분이 충분하고 실리콘 느낌이 없어서 정말 마음에 들었다. 미국에는 수입이 안되는 제품이라 그동안 여기서 구하기쉬운 이것저것 써봤지만 고가의 제품을 써봐도 속은 건조하면서 유분은 많고 피부상태가 늘 마음에 안들었다. 계속 건조한 느낌은 미스트나 수분크림을 덧발라도 해결이 안되던 중에 겔랑 수퍼아쿠아의 후기를 읽고 느낌이 좋아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공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다운타운에 들러 겔랑이 있는 니만 마커스로 갔다. 미국은 온라인이랑 가격도 같고 백화점이 샘플을 많이 주니 백화점 구매가 나은데 생각해보니 여기와서 한번도 백화점 구매를 안하고 온라인이나 세포라를 이용했었다. 백화점 카운터의 장점은 소통이다. 스킨케어계에서 30년을 일했다는 점원 라라와의 대화도 재미있었다. 스킨 하나 구매한 내가 관심을 가지는 모든 라인의 샘플을 충분히 챙겨주면서 하나하나의 효과를 알기 위해 두개를 같이 쓰지 말고 하나씩 써라고 했다. 여기 있는 동안 니만마커스 라라에게서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구매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금요일밤에 피부 갈증에 수분을 많이 주려고 집에 있던 시슬리 에센스로션을 두번 듬뿍 바르고 프레시 에이지 딜레이 크림도 바르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얼굴에 종이를 씌워둔듯 갑갑하고 건조했다. 시슬리 에센스로션은 나에겐 정말 안맞는 것 같다. 유분이 얼굴을 쫙 감싸면서 피지를 그대로 코팅해서 더욱 얼굴에 자리잡게 하는 느낌이랄까. 그러면서 너무 건조해서 어떻게 써봐도 그 명성이 나에게는 와닿지가 않는다. 아침에 샤워하면서 건조한 얼굴 각질이 손으로 느껴졌고 뿌리 깊은 피지가 피부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건조한 피부에 수분없이 유분과 실리콘들만 가득 들이 부어서 단단한 피지가 자리잡고 피부는 더욱 보호하는 유수분없이 건조한 상태였다.


겔랑에서 수퍼아쿠아 토너를 하나 사고 수퍼아쿠아 세럼 샘플과 아베이로얄과 오키드 전체 라인 샘플을 넉넉히 받았다. 20대때 기억하는 수분이 쫙 들어가고 피부가 쫀쫀하게 마무리되는 화장품이 요즘 거의 없어진 것 같다. 대학생때 즐겨쓰던 라네즈 워터뱅크 에센스는 당시 제형은 실리콘 느낌 전혀 없이 끝마무리가 살짝 꿀같아서 하나로 충분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리뉴얼을 통해 그느낌이 사라졌고 그외 대부분 유명한 수분제품들이 실리콘으로 막을 씌우고(나는 이것에 반대일세. 실리콘은 수분을 가두는게 아니라 화이트 헤드를 키운다) 수분도 겉으로 맴돌다 사라지는 너무 가벼운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겔랑 수퍼아쿠아는 기대하는 것 만큼 즉각적인 쫀쫀한 수분은 아니었는데 바르고 오랜만에 피부가 쿨링감 있게 속에 수분이 채워진 것 같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피부에 수분이 찬게 더 보였다. 오늘 스킨케어는 토너 두번 손으로 바르고 수분에센스 한번 잘 바르고 샘플로 받은 아베이로얄 데이크림을 얇게 한번 바르고 오키드 아이크림을 눈가에만 발랐다. 어제는 수분라인을 바른 후 오키드 더크림을 한번 바르고 자고 났는데 모공상태와 피부 연화에 좋은듯하다. 아직 피부의 버석한 종이같은 느낌은 있는데 근래에 쓴 여러 좋은 제품들이(시슬리 시슬리아, 끌레드뽀 라끄렘므, 옥시젠 수분에센스랑 크림, 아벤느 크림, 바이오더마 센시비오, 바비브라운 엑스트라(최악), 자극적으로 느껴진 프레시 로즈 수분라인, 안촉촉한 프레시 에이지딜레이) 피부 건조와 부석함에 거의 개선을 안가져 왔는데 오랜만에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가고 있는 느낌이다.


겔랑 수퍼아쿠아 토너의 느낌은 라메르 트리트먼트나 바비브라운 엑스트라같은 이상한 끝 남김(설탕같은)이 없고 수분의 채움이다. 노드스트롬 랙에서 클리어런스로 구한 끌레드뽀 라끄렘므가 예전기억과 다르게 넘 효과도 없고 레티놀 때문인지 각질이 일어나는 것 같아 아쉽다. 예전 기억은 피부가 하얗고 탄탄하고 촉촉하고 누가 봐도 좋은게 보일 정도 였는데, 샘플과 정품이 달라서일까? 2013년 버젼과 리뉴얼 버전이 달라서일까? 내 피부가 크게 바뀐건 아닌 것 같다. 얼마전 관자놀이에 여드름 두개가 크게 느껴지는날 바르고 잤더니 여드름 가라앉히는 효과는 좋은 것으로 봐서 자극적인 것 같지는 않는데 하얗게 탄탄하게의 느낌은 없고 바르고 다음날 건조하고 약간 까칠하다.


겨울에 한번 수분장벽이 무너져서(프레시 로즈라인과 바비브라운 밤린스를 쓰고 그랬다) 더마제품토너와 아벤느 cpi 크림을 많이 바르고 겨우 나은 일이 있었는데 요즘 햇볓을 많이 쬐서 결이 나빠진 피부에는 별로 효과도 없었고 많이 발라도 일과중에 매우 건조했었다. 겔랑 수퍼아쿠아는 오늘 바르고 있어보니 가벼워도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가 더 촉촉해진다.


어제 겔랑 오키드 더크림을 바르고 나서 몇분 지나니 유수분 밸런스 맞춰지고 재생될때 나오는 효과인 단단한 피지 배출이 잘되는 효과가 있었다. 피부 온도가 높고 피지가 많으면 지성피부라도 번들거리는것이 아니라 부석하면서 화이트헤드가 잘 생기는 피부가 되는데, 내 피부가 그렇다. 이런 피부에 적절한 제품은 유분이 너무 없어도 안된다.


뭘 써도 마음에 안들었는데 오랜만에 효과적인 제품을 만난 것 같다. 오늘은 비가 와서 종일 집에서 기초만 바르고 있어야지.


스킨 하나 사고 받은 샘플들. 수퍼아쿠아 세럼 샘플이 없자 저 위에 보이는 까만 유리공병에 매장에 있는 에센스를 가득 채워 샘플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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