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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ss Pisces Feb 28. 2021

FARMER'S MARKET

페리빌딩 파머스마켓 

샌프란시스코 랜드마크 페리빌딩은 평일에는 pier1으로 북쪽 마린카운티를 비롯한 주민들의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출퇴근 터미널로 사용되고, 목요일과 토요일에는 샌프란시스코 최대규모의 farmer's market을 개장한다. 한국인들에게는 독립운동가 전명운 장인환 의사의 스티븐슨을 총살한 장소로 알려져있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아름답고 재미있는 마켓이지만 가끔 나는 이 빌딩에서 편안하지 않는 기를 느끼기도 한다. 터미널이라서 역마살이 있는 곳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사는 링컨힐(Rincon Hill)에서 걸어서 10분도 안되는 곳이라 토요일마다 장을 보러 들르게 된다. 이곳의 과일은 다른 곳보다 좀 비싸도 훨씬 달고, 직접 농장에서 잡아온 고기와 A2밀크, 버섯, 해산물, 각종 베이커리 등 각 분야에서 맛있다고 유명한 제품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락다운 이전에는 발디딜틈이 없고 시식을 했다고 하는데, 나는 락다운되고 나서만 가서인지 적당히 복잡하지만 쾌적한 느낌으로 다녀오는 곳이다. 

파머스 마켓 입구. 왼쪽에는 닭과 돼지고기를 구워파는 로티셰리, 유대인의 음식인 콘비프와 할라브레드로 만든 샌드위치를 파는 wise&son 등이 있고, 오른쪽엔 커피와 과일가게가 있다. 

생각보다 미국의 베이커리는 그렇게 잘하는 곳이 드물다. 겨울명절동안 미국인들이 먹는 호박파이도 잘하는 곳이 드물다. 슈퍼에서 파는 호박파이는 재료를 읽어보면 크러스트에 팜유와 화학제품이 들어가있다. 


파머스마켓에 오는 delightful foods 라는 오클랜드 출신 파이전문 베이커리에서는 온갖종류의 파이를 만들어서 가져오는데, 몇가지를 먹어보니 크러스트가 얇으면서도 바스락거림이 딱 적절하고 속 재료의 밸런스도 훌륭했다. 과일 파이종류도 괜찮지만, 빈파이와 호박파이가 소울푸드 제조업자의 전문기술이 드러나는 맛이라 생각한다. 


접시에 담긴 루꼴라와 왼쪽의 돼지고기구이도 파머스 마켓에서 구입한 것이다. 

이것은 또다른 날의 다른 타르트집. 바로 위 파이가 터프한 소울푸드 느낌이라면 이 페어타르트는 깔끔하고 섬세한 맛이다. 베이커리에 서양배를 쓰는 집은 대체로 감각적이고 기술이 우수하다. 

가장 인기많은 집. 로티로티

돼지고기 샌드위치 포르체타 샌드위치이다. 들어가는 돼지고기구이는 짭짤한 맛이 강하고 위에 야채를 얹어서 내준다. 아주 맛있다기 보다 파머스 마켓의 분위기와, 로티셰리에서 바로 커팅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주는 신선함에 먹는 맛인 것 같다. 이집의 닭구이는 짜지않고 맛있다. 

또다른 주말 파이를 사왔다. 피칸파이와 빈파이를 사와서 내가 좋아하는 블루바틀 벨라도노반 원두를 내렸다.

1/4 정도를 잘라서 맛을 본다. 작아도 재료가 충실해서 조금만 먹어도 양이 찬다. 칼로리도 높겠지?
페리빌딩

어느날은 안개미스트 분사처럼 눈에 안보이지만 분명 느껴지는 비를 맞으며 장을 본 적이 있다. 페리 빌딩이 신비롭게 보이는 풍경


버섯가게

이집은 내가 꼭 들르는 곳이다. 각종 버섯을 파는 곳인데, 지금 위에 보이는 제품들은 유독 비싼 제품군이고, 보통은 한묶음에서 5달러~10달러 가량이고 모두 유기농이다. 유기농이 아닌 양송이는 장날에만 야외에서 2달러에 한묶음에 판다. 실내에 있는 매장에는 버섯키우기 키트, 마른 버섯 등 버섯과 관련된 각종 제품을 판다. 

딤섬

최대규모 차이나타운이 있는 곳이지만 이도시의 딤섬은 시애틀, 밴쿠버, 홍콩에서와 같은 감동을 찾기 힘들다. 파머스 마켓 안에 있는 imperial tea court에서 파는 포크번과 포크 샌드위치는 청결하고 그럭저럭 잘하는 집

피자만들기

손바닥만한 포토벨로 머쉬룸과 파머스마켓의 갖은 야채와 생 모짜렐라 치즈를 손으로 찢어 피자를 만들었다. 바질페스토와 앤초비로 감칠맛을 살렸다. 포토벨로 머쉬룸의 밑동은 잘라서 피자 위에 얹고 삿갓부분은 속을 채워 구울 것이다. 

완성

구워져나온 피자와 버섯구이

식사

피자는 다이어트에 안좋은 것 같당..!

새해 첫날 바라본 해 

링컨힐로 이사오기 전 놉 힐에 살때는, 파머스마켓에 왔다가 놉힐로 다시 올라가는게 너무 힘들어서 각오를 하고 와야 했는데, 링컨힐에서는 베이브릿지와 햇살을 실컷즐기며 맑은 마음으로 다녀갈 수 있다. 

간식타임

알렉산더 팜의 유기농 우유는 그 어떤 우유보다 가장 속에 부담이 없는 것 같다. 요즘은 왠만한 우유에 주로 아무런 부작용이 없지만 그래도 미세한 느낌을 비교해보면 알렉산더팜 우유는 고소함과 리치함이 훌륭하면서 전혀 자극이 없다. 알렉산더 우유로 만든 커피와 파이

캘리포니아산 핫초코

페리빌딩에 푸드편집샵 epicurean trader 가 입점했다. 핫초코와 올리브유를 샀다. 저 핫초코는 그냥 생우유에 타서 데우지 않고 먹어도 매력이 있다. 설탕과 초콜렛을 유화하는 과정은 없어서 설탕 조각이 보이기는 하나 다른 제품보다 초콜렛 자체가 신선한 느낌

하이엔드

알렉산더팜에서도 가장 하이엔드 유제품. 이곳의 홀밀크는 6% 유지방으로 일반우유 4% 유지방보다 훨씬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끝맛이 있어서 아이스크림보다 낫다. 풀만먹인 grass fed 밀크와 요거트는 4% 유지방제품인데 산뜻하고 고소하다. 

비빔밥

나무 스톤팟은 디비자데로에 본점이 있다. 비빔밥과 로코모코, 버블티를 파는데 아주 인기가 많다. 


유대인음식

어느날 사먹어본 와이즈앤 선의 루벤 샌드위치. 그동안의 루벤과는 차원이 다른 촉촉함이었다. 

식재료의 즐거움


어느날 acme에서 사온 바게뜨에 farmer's market의 야채와 버섯을 얹어 만든 브레드와 차로 만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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