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 Discoverer
에토샤 국립공원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 Okaukuejo 캠프에서 하루를 묵었다. 아침으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떠날 준비를 한다. 오늘은 하루 종일 게임 드라이브를 한다. 어떤 동물을 만나게 될까 설레임 가득 길을 나선다.
모래만 가득하던 사막을 다니다가 에토샤에 도착하여 언덕 없는 평야에 초록 초록한 풀과 나무를 만난다.
아프리카는 정확히 8년 만인데 이 땅의 하늘은 손이 닿을 듯 땅에 가까이 붙어 있고, 햇빛은 따뜻한 색으로 세상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늘 변함없이 같은 모습으로. 미세먼지의 천국 한국에서 이런 빛을 언젠가는 볼 수 있기를..
얼룩말 가족으로 보이는 무리가 지나간다. 얼룩말을 언제 보았었나? 기억에 없다. 이렇게 섹시한 동물을 보았다면 분명 기억했을 텐데 기억에 없으니 난 얼룩말을 처음 보는 것이 분명하다. 초원을 달리면서 다져진 다리 근육에 그려진 검은 빗 무늬. 얼룩말에 취하지 않을 수 없다. 너무 고요하다. 너무 평온하다. 이곳은 평화의 발견이다.
워터홀에 도착했다. 국립공원 안에서는 길이 아닌 곳으로는 절대 차를 움직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60km 이상 달리는 것도 금지다. 의무적인 것들을 제외하고 동물을 위한 예의로 관람 포인트에 도착해서는 시동을 끄고 차 안에서만 동물을 바라봐야 한다. 그들만의 평온한 세계에 인간이 끼어들 틈이란 없다. 우리는 그저 그들을 바라본다. 그것만 허락된 곳이 국립공원이다.
내가 가장 보고 싶던 기린을 만났다. 가까이에서 눈을 꼭 보고 싶었는데, 저만치 먼 곳에서 바라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코 앞에 기린을 두고도 가까이할 수 없다니.. 여기를 봐줘 기린아. 이곳으로 좀 와주라..
눈빛 한 번 주고 떠나버린 기린. 왠지 차인 것 같은 기분 ㅜㅜ
나미비아 여행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한 것은 바로 운전일 것이다. 목적지마다 이동하는 시간이 평균 5-6시간은 소요되는데 도착한 후에도 계속 운전이다. 에토샤에서도 운전은 계속된다. 동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적당한 속도로 달리고 혹시 길에 뛰쳐나올 누군가를 생각해 주의 깊게 핸들을 잡는다. 그렇게 그들을 바라보고 이 평화에 취해있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지평선에 닿아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 노을 빛이 워터홀에 비추어지면 마치 태양이 땅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