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핸드폰은 거의 울리지 않는다.
삼사일이 지나도 울리지 않는다. 아니, 그보다 더 오래 잠잠할 때도 있다.
어쩌다 핸드폰이 울리더라도 대부분 보험이나 대출 권유 또는 여론조사다.
모르는 번호는 거의 예외가 없다.
그러니 모르는 번호는 일부러 안 받게 된다.
핸드폰 덕에 언제 어디서나 연결될 수 있지만,
원하지 않는 광고에 시도 때도 없이 노출된다.
게다가 지인과의 용건이나 안부는 대개 카톡으로 주고받으니,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일이 점점 적어진다. 종종 사람의 목소리가 그리울 때 라디오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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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핸드폰이 조용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핸드폰이 없어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러나 인터넷이 없으면 생활이 어렵다. 삶의 대부분이 인터넷을 거쳐야 한다. 정보를 얻고 물건을 사고 나의 안부를 전하는 일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는 언제나 연결될 수 있는 세상에서 살지만, 그만큼 더 사람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러면 묻게 된다.
우리가 정말 진보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저 기술에 맞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