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원주민들의 '오하나(Ohana, 가족)' 정신
세일즈포스는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낮은 퇴사율(Turnover rate)로 유명하다. 하지만 ‘낮은 퇴사율’ 자체가 특성이라기보다는 세일즈포스가 가진 독특한 조직문화와 채용제도의 결과물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직원들이 자주 바뀌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입사자들이 빠르게 적응하고, 높은 조직만족도을 보이며 길게 근속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활용하는 조직문화를 갖추고 있다. 베니오프는 하와이에서 자신만의 사업을 구상하던 시절, 하와이 원주민들의 '오하나(Ohana, 가족)' 정신에 깊이 빠져들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개념을 회사의 조직문화의 중요 철학으로 삼았다. 직접적인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모두 가족으로 대하며 존중하는 하와이의 ‘오하나’ 문화는 세일즈포스에서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인재들을 유치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관점을 존중하는 조직문화로 다시 태어났다. 이것은 조직 내에서 열린 소통을 장려하고 다양한 문제에 대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도출하게 만든다. 이러한 공동체 정신은 사내 모든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으며, 상급자와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했고 조직 내에서 정보의 흐름을 촉진하고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세일즈포스의 ‘직원추천제도’는 단순히 리크루팅의 한 방법 정도로 활용하는 다른 회사와는 달리 회사의 주력 채용제도이다. 세일즈포스는 신입 채용의 50% 이상을 직원추천제도를 통해 진행하며, 면접에 심리학 전문가를 초빙하여 추천받은 후보자가 회사 특유의 공동체 정신에 얼마나 공감하고 녹아들 수 있는지 판별하고자 노력한다. 세일즈포스는 면접만으로 한 사람의 특성을 모두 알아낼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며, 이미 가족인 내부 직원들을 활용해 새로운 가족이 될 수 있는 가치관과 자질과 가진 사람을 진솔하게 파악해 추천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지인이나 네트워크에서 인재를 추천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경우 재정적으로 보상할 뿐만 해당 인재가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는 경우 그것을 추천인의 성과로 함께 인정하는 등 폭넓은 유인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뛰어난 인재를 빠르게 확보할 뿐만 아니라, 이미 성공적으로 적응한 직원들의 신뢰를 기반으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다.
매년 초 기업들은 새해 예산과 사업 전략을 조정하며 많은 구조조정을 시행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2023년 1월에는 실리콘밸리에서 9만명 이상의 직원들이 해고됐고, 올해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80개 이상의 기업들이 2만 명 이상의 엔지니어들을 해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일즈포스도 약 700명의 인력감축을 예고한 상황이다. 엔데믹 이후 테크 기업들의 전반적 영업이익 감소에 따라 투자자들의 압력도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니오프는 구조조정을 앞두고 전사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오하나’를 다시 언급했다. "이번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는 직원은 동료가 아니라 친구이며 가족"이라며 감원을 가족의 죽음에 비유한 것이다.
다양한 인력에게 최대한의 형평성을 제공한다는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는 세일즈포스의 조직문화와 직원추천제는 조직의 성공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다양성과 열린 소통을 중시하는 조직문화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촉진하며, 직원추천제는 뛰어난 인재를 끌어들이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한다. 이를 통해 세일즈포스는 불확실한 대외적 경영환경과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루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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