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서 배운다.
사진 찍는 사람들은 뚜렷함을 좋아한다.
사진은 초점을 맞추고 뚜렷하게 찍는 게 기본이다.
뚜렷하지 않은 사진을 실패작으로 생각한다.
보통 그렇다.
그렇긴 한데, 사진을 볼 때마다 드는 의문.
정말 뚜렷하고 분명한 무엇이 존재할까?
사진을 보자.
수평선은 뚜렷하고 태양의 경계는 흐릿하다.
정말 그럴까?
멀리 있어 눈으로 분별할 수 없는 경계의 연속이 아닐까?
혹은 너무 밝아서 분별할 수 없는 경계가 아닐까?
분별할 수 없기 때문에 뚜렷하게 인식되기도 하고 뚜렷하지 않게 인식되기도 한다.
사진을 찍으면서 그리고 사진을 보면서 알아가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
눈으로 본다고 다 보이는 게 아니다.
요즘 말이 줄어드는 이유이기도.
사진처럼 사람도 그렇다.
사진을 보면서 배운(?)다.
사진 _ 2018. 1. 1. 죽도해변.
글 _ 2018. 2. 6. 집에서. 사진을 보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