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묵은지의 철학
by
레알레드미
Oct 22. 2024
아래로
쉽게 쓰인 시가 우수수 낙방하여
마음에서 밀려나 깜깜한 골방에 숨어들었다
눅눅한 시는 골마지가 껴서 개망초처럼 하얗다
절망은 답도 없어 흰 손목을 긋듯 찢을까? 말까?
미련은 항상 미련하게 마지막에 뒷덜미를 잡는다
눈물에 헹군 시어를 프라이팬에 달달 볶는다.
싱싱한 배추였다가 희로애락에 담근 김치였다가
이제는 달달 볶여 세상 달관한 맛있는 묵은지로
장례 직전 부활한 시는 그렇게 자신을 낮춘다.
keyword
묵은지
개망초
철학
28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레알레드미
직업
회사원
서정시가 좋아요. 구구절절 표현하지 않아도 담박에 내 마음을 헤아려 주는 꾸미지 않은 담백한 감성이 좋아요. 서정시는 찰랑찰랑 가슴을 적셔오는 음률을 가지고 있어서 좋아요.
구독자
237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
너의 말투는 산보 나온 달님 같아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