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주는 게 즐겁다고
자신을 희생하고 깎아내리면
스스로를 없앤 닳고 닳아진 그 한 조각 때문에
이별 후에 우리는 퍼즐이 미완성이란 걸 알게 되지.
원하지 않아도 네 발치에 엎드린 굴욕의 등짝
그림자처럼 나의 애정은 밤보다 깜깜했네.
폭포는 절벽에서 추락한 소복한 국화꽃
흐르는 물을 배웅하는 깊은 산의 애끓는 통곡처럼
미련한 포도넝쿨로 너를 떠나지 못하게 휘감아도
멀어진 퍼즐조각을 저 혼자 애쓴다고 맞출 수는 없는 법.
퍼주는 게 즐겁다고 마냥 퍼줬다면
흐르는 시내에서 질척이지 마.
천만 개의 조각에서 누가 연분인 줄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야
신께서 그 답을 보여주실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