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아기 코끼리 코코는
새로 온 조련사를 따라
아주 머나 먼 동물원으로 떠났던
그 날을 잊지 못한다
술주정뱅이에 심한 매질을 일삼던 조련사에게서
작은 발목에 묶인 차갑고 날카로운 쇠사슬에서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날 수 있어 기뻤던 날
그 지옥에 엄마와 동생들을
남겨두고 떠날 수 밖에 없어 슬펐던 날
새 조련사는 상냥하고 착한 사람
때론 기분파이긴 하지만 코코에겐 친절한 사람
외롭긴 해도 언제든 마음 놓고 잠을 청할 수 있는
새 보금자리도 마음에 들었다
한 해 두 해씩 세월이 흘러 어느 해
코코의 조련사는 예전의 동물원으로
코코를 데리고 다시 돌아가고 싶어했다
그 지옥에 대한 기억에 코코는 몸서리가 쳐졌다
아직도 동생들은 고통받고 있는데도
코코는 그 안으로 들어가 함께 그 시련을 나눌
용기가 나지 않았다.
어느 별이 빛나는 밤에
세렝게티 그 끝자락까지
숨이 멎도록 달려온 코코에게는
더 이상 나아갈 곳에 없다
내일 아침이 밝아오면
다시 그 곳으로 영영 가버리게 되면
그렇게 된다면
코코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이미지 출처
Two baby elephants die of virus at Chester Zoo despite efforts to save th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