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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Feb 06. 2019

하마터면 죽을뻔한 나와 너에게

최은영의 <내게 무해한 사람>

이제 음력으로도 완전한 새해가 되었으니 말할 수 있다.

작년에 남편도 나도 각각 한번씩 죽음의 숨결을 살짝 느낀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사이클을 타다가 각자 그런 일을 겪은 거라 서로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 이렇게 간단히 소멸해버릴 수도 있는 인생에 뭣이 중헌디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약속한 것도 아닌데, 우리는 서로가 하고싶어하는 것을 응원해주고 하기 싫은 건 하지 않을 수 있게 도와주기 시작했다. 그것이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 해도 이해하고 존중해주고 있다.


원래 둘 다 욕심도 별로 없고 꽁한 편도 아니었다. 우리는 사고를 기점으로 매사에 더욱 더 초연해졌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생에 정신 못차리는 부부라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ㅋㅋㅋ 우린 그냥 정신 안차리고 살기로 했다.


최은영의 <내게 무해한 사람>에 실린 단편 <모래로 지은 집>에 보면 그런 내용이 나온다. 전전긍긍하지 않고 애쓰지 않는. 관대한 표정과 태도가 비싼 자동차보다 좋은 집보다 더 사치스러운 것이라고. 인생을 담보로 한 경험으로 우리 부부가 얻은 것은 서로에 대한 관대함이란 걸 이제야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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