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좋아하는 TV프로는 [세계테마기행]이다. 현지 문화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가장 진솔하게 연출되어 거부감이 덜하기 때문이다. 어떤 여행 프로는 보다보면 출연자의 몰상식으로 보고있는 내가 너무 민망하고 챙피한데, 적어도 세테기는 그럴 일이 없어서 좋다.
마스다 미리의 신작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싶어]를 예약해뒀다 드디어 받았다. 집중해서 읽고싶은 나머지 가까운 카페에 와서 로얄밀크티를 한 잔 주문해놓은 후 첫 페이지를 열었다.
만화에세이로 구성된 이 책은 작가가 40대에 들어서자마 작정을 하고 본인이 점찍어둔 해외여행지로 떠나는 내용이 나온다. 나처럼 여행프로를 즐겨보던 작가는 맨눈으로 만날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갈망하며 여행사에 들러 패키지 상품 중에 고른다. 아직 읽고 있는 중이라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이 정도만 언급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중년의 나이란 이토록 아직 해보지 못 한것들에 대한 미련을 숙제처럼 안고 사는 나이인게다. 청춘에 죽도록 사랑해보지 못한 미련, 작년 겨울에 샀어야 했던 내 집에 대한 미련, 조직개편을 앞두고 미리 이직을 했어야 했는데 못했던 미련 등 등. 그렇지만 다가올 미래에는 어떤 미련이 남게 될지. 나는 마스다 미리처럼 아름다운 것을 찾아 떠나볼 용기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가장 클 것 같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다음에 떠날 곳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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