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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May 17. 2019

1004의 연애시대

테이블마다 유선전화기가 있는

커피숍이 인기였다.


음료 주문만으로도

마음껏 전화를 사용할 수 있으니

더운 밖에서 공중전화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이득!


1004에게 삐삐가 왔다.

얼른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걸어

음성 사서함에다 위치를 남겨주었다.


초행에 지도도 없이 대략의 설명으로

부랴부랴 찾아오던 그는

행여 그녀가 기다리다 지칠까

만원 버스 안에서 발만 동동 굴렀다.

시계탑 앞에서 만나기로 했던 그녀는 간데없고.


커피숍 [모래시계]에서 기다리던 그녀는

하염없이 그가 오길 기대하고.


공중전화 부스가 없어 만남도 어긋나고

그래서 더욱 절절했던 90년대 연애시절


지금 아이들에게 설명하면

그 감수성을 이해할 수 있을까.

숫자나 부호로도 사랑을 전할 수 있던

그 시절 젊은이들만의 문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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